서울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낙폭은 줄어

입력 2019-02-08 17:28
2013년 5월 이후 최장기간↓

매매 위축으로 거래량 급감
서초구 -0.19% 최대폭 하락

설 이후 이사철 '성수기' 진입
거래량·낙폭 지켜봐야 하지만 하락 흐름 바꾸기는 힘들 듯

강남4구 전셋값도 하락 주도


[ 윤아영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주택시장에서 매수·매도 움직임이 둔화되며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신규 아파트단지 입주가 이어지며 전세 가격이 15주째 떨어지고 있다.

전국 집값 0.06% 떨어져

8일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4일 기준)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8% 떨어졌다. 작년 11월 둘째 주 이후 13주 연속 하락세다. 2013년 5월 27일~8월 26일(14주 연속 하락) 이후 최장기간 하락장이다. 다만 이번주는 설 연휴 영향으로 지난주(-0.14%)보다 낙폭은 다소 줄었다.

지난주 0.36% 하락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낙폭도 이번주 -0.16%로 둔화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가 0.19% 떨어지며 하락세가 가장 컸다. 광진구는 매물이 적체되며 0.11% 떨어졌고, 새 아파트 단지가 입주한 동작구(-0.10%), 동대문구(-0.09%)는 인근 구축 위주로 집값이 떨어졌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값은 0.06% 하락했다. 경기도(-0.05%)와 지방(-0.07%) 모두 약세가 이어졌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0.30%), 수정구(-0.24%), 이천시(-0.14%), 안양시 동안구(-0.13%) 등이 다른 경기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주력 사업 부진으로 지역 경기가 침체된 울산은 2017년 3월 둘째 주 이후 99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침체 속 신규 공급은 늘어나며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벌써 -0.83% 떨어지며 작년 같은 기간(-0.60%)보다 하락세가 거세다.

“하락세 멈추기 어려워”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연휴 이후 거래시장이 성수기인 봄 이사철에 접어들지만 집값 하락세가 멈추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주 집값 하락세가 둔화됐지만 시장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며 “충분한 조정 이후 나타나는 낙폭의 둔화인지, 계절적 요인에 따른 낙폭 둔화인지, 설연휴로 인한 착시현상인지는 다음주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설연휴 직후 시작하는 이사철에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급매물이 해소되는 정도일 것”이라며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많아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610건(거래일 기준)으로 2006년 이후 1월 거래량 중에선 역대 최저 수치다.

입주 몰리며 서울 전셋값도 하락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0.08%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8% 내려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서울 전셋값 하락도 강남지역이 주도했다.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린 강남4구의 전셋값이 지난주 -0.59%에 이어 이번주도 -0.40% 하락했다. 성북구, 송파구, 동작구 등에서는 대규모 단지가 신규 입주하면서 서울 25개에서 모두 전셋값이 내렸다.

경기도의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08% 떨어졌다. 의왕시(-0.56%)는 신규 입주 물량과 인근 평촌신도시 내 전세물량이 증가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성남시 분당구(-0.24%), 안양 동안구(-0.24%), 하남시(-0.21%), 용인 기흥(-0.20%) 등도 전셋값 하락세가 다른 지역보다 컸다. 인천시는 영종도 내 신규 입주 물량과 입주 예정물량의 영향으로 중구 전셋값이 0.25% 떨어졌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