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명동 강남 상가마저 텅텅…노후 파산 비상

입력 2019-02-08 08:00
수정 2019-02-08 08:02
'집'중탐구

서울 상권 시황




▶최진석 기자
안녕하세요. 이슈가 있으면 언제든 간다, 집중탐구! 서울 핵심상권인 강남, 명동, 종로 이런 곳들의 상가들도 지금 비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또 경리단길, 상수동 같은 신흥 상권들도 아주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상가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취재한 기자들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두 기자분들 어디를 돌아봤나요?

▷이주현 기자
저는 강남대로와 가로수길을 둘러봤습니다.

▷구민기 기자
저는 명동하고 종로 다녀왔습니다.

▶최진석 기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강남을 다녀온 이주현 기자하고 이야기해볼게요. 그쪽 상황은 어떻든가요?


▷이주현 기자
이곳 신논현역 논현역 일대 강남대로 750m 구간의 상가 69개 동을 전수조사한 결과 공실이 있는 곳이 무려 29곳에 달했습니다. 이 중 12곳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좋은 1층이 비어 있었습니다. 전체 건물 중 17%가 1층에 공실이 있었으니 한 블록에 하나쯤은 1층 공실이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
강남대로면 서울의 핵심상권 중의 핵심인데 이런 곳의 대로변 상가에도 공실이 있다니, 이게 조금 상황이 심각해보이네요. 전통적인 상권이죠, 종로쪽 다녀온 구민기 기자, 어땠나요?

▷구민기 기자
가령 종각역 4번 출구 앞에 4층짜리 건물이 있는데요. 그게 통째로 비어있는데 그게 3년째 비어있다고 합니다. 이런 공실들이 대로변에 굉장히 많이 즐비했었는데요. 종로1가 사거리와 종로2가 사거리 사이를 조사를 해봤는데 건물이 총 44개 정도 있었는데 거기서 1층 공실인 건물이 10개 정도 되는 비율을 보였습니다.


▶최진석 기자
알겠습니다. 두 기자 다른 곳도 갔다 왔죠. 또 어디 갔다왔나요?

▷이주현 기자
예. 강남의 또 다른 상권이라 할 수 있는 가로수길도 분위기가 안 좋기는 마찬가지였는데요. 대로변은 사정이 나았으나 골목쪽 상가들은 권리금은커녕 1년 이상 임차인을 못 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는데요.

▶최진석 기자
구 기자는 또 어디 다녀왔어요?

▷구민기 기자
저는 명동을 다녀왔는데요. 현지 중개업소에 물어보니까 최근에 수입과자를 팔거나 저자 전자제품을 파는 임시매장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라고 해요. 알고보니까 그거는 사실 들여다보면 전부다 공실인 상황입니다. 보증금을 안 받고 싼 값에 임대료를 내면서 짧은 기간 동안 세를 내 준 그런 매장들이라고 해요.

▶최진석 기자
요약을 하자면 강남, 명동을 비롯한 핵심 상권에 공실이 속출하고 이에 다라서 임대료까지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면 자영업자 분들이 그만큼 어렵다는 거 같은데 현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들리던가요?

▷구민기 기자
아무래도 경기도 안 좋고 52시간 근로제 때문에 회식도 끊겨가지고 매출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시면서도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용 압박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취재 중에는 43년째 이어오던 곰국시집 운영을 그만할까 고민하시는 사장님도 만나 뵌 적이 있고요. 최저임금 인상 이후에는 프랜차이즈 영업 문의도 뚝 끊겨가지고 정말 자영업 경기가 안 좋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주현 기자
강남에서도 이제 IMF 외환위기 때보다 거래절벽이 심각하다고 할 정도로 이런 공인중개사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공실이 장기화되다보니까 자영업자들의 우려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수입은 예전같지 않은 반면에 장사를 접으려고 해도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이 드물어 권리금을 받기 어렵게 됐기 때문인데요.

▶최진석 기자
이 정도면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조금 내려가는 추세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공실이 있으니까.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직전에 사업하던 자영업자 분들이나 상가 소유주 분들 모두 권리금, 보증금, 임대료를 다 내려야지만 새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일 것 같은데 어땠나요?

▷이주현 기자
앞서 신논현역과 논현역 일대 강남대로에 있다고 말씀드렸던 1층 공실 12곳 중에 확인된 10곳이 모두 무권리금이였고요. 상가 거래가 안 되다 보니까 공실로 방치되고 무권리금으로 나오게 된 겁니다. 권리금이 있는 경우에는 50% 이상 권리금을 깎아도 임차인이 손바꿈하지 않는 상황이고요. 몇몇 상가주인은 보증금과 월세를 예전과 비슷하게 매물로 올려놓았지만 실제로는 임대료와 보증금을 많게는 30%까지 깎아주겠다는 귀띔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구민기 기자
명동에서도 권리금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는데요. 명동의 한 공인중개사 말을 들으면 명동예술극장에서 명동역까지 메인 스트리트 있잖아요. 거기를 예로 들어주셨는데요. 권리금이 거기는 예전에는 4억에서 10억 정도를 받았다고 해요. 현재는 무권리로 나오는 곳들도 굉장히 많다고 말씀해주셨고요. 그리고 5억이 넘는 곳은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임대료를 보면 20% 가량은 이미 깎였다고 말을 하셨고요.

▶최진석 기자
전통의 핵심상권인 명동, 강남대로 이런 곳들 외에 경리단길이나 상수동 같은 신흥 상권들도 취재를 했는데, 여기도 분위기가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주현 기자
상수역 상권은 일식집과 아기자기한 카페 위주로 20대 청년들이 많이 즐겨찾던 곳입니다. 이곳에서도 골목으로 들어가면 건물 1개당 1~2개씩은 공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1층 전용 66㎡ 기준으로 권리금이 50% 이상 깎인 상황입니다.


▶최진석 기자
상황이 심각하네요.

▷이주현 기자
예 맞습니다. 심지어 장사를 접은 채 임대료만 내고 있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상수동의 한 음식점은 1층에 월세 350만원으로 들어가 있다가 계약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문을 닫았는데요. 최저임금도 인상되니 인건비, 시설비를 내고 장사하는 것보다 보증금으로 월세를 까먹는게 차라리 손해가 덜하다는 겁니다. 이 상가도 5000만원 냈던 권리금을 무권리로 내놓았지만 1년 가까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진석 기자
구민기 기자는 경리단길 다녀왔죠?

▷구민기 기자
여기는 문제가 조금 더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녹사평대로와 맞닿은 메인 스트리트 있잖아요. 경리단길 하면 딱 알 수 있는. 거기 초입에 들어서면 왼편에 바로 보이는 건물이 있어요. 그 건물이 1층 상가가 8개인데 이 중에 4개가 공실이었고요. 바로 오른편에 위치한 건물 같은 경우는 1층 상가가 6개였는데 거기서 2개가 공실이었습니다.

▶최진석 기자
네 그렇군요. 어려운 경기와 소비심리 위축. 인건비 상승에 임대료 부담까지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떠오르는 신흥상권들도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권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 정부와 건물주, 지역상인들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집중탐구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책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이주현·구민기 기자 촬영 신세원 기자 편집 한성구·오하선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