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 오세훈 vs 황교안 vs 홍준표 본격 3파전…강점과 약점은?

입력 2019-02-07 18:16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 등 후보들의 당권을 향한 포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오 전 시장은 7일 영등포 한국당 당사에서 가진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통해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친박근혜)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냐, 아니냐'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를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 프레임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총선은 참패"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전대 국면에 먼저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두는 시간이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사면·복권은 국민적 화두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하겠다"고 전제한 뒤 "이는 정치 초년생이 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라고 우회적으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견제했다.

오 전 시장은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한 후보”, 홍준표 전 대표는 "이미 기회를 잡았지만,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젊고 합리적인 이미지다. 오 전 시장은 극우, 수구적 보수 이미지와 거리가 멀고 개혁 보수의 아이콘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다 '무상급식' 파동으로 사퇴해 지금까지 민주당 측에 서울시장을 내준 장본인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당 대선 후보, 한국당 대표 등을 지내면서 얻은 높은 인지도다. 탄핵 정국 속에서 풍비박산난 한국당에서 대권 도전 후보로 나서 20%대 이상 지지율을 끌어내며 제1야당의 자존심을 지켰다.

솔직하고 직접적인 언행은 '홍카콜라'라는 애칭과 더불어 마니아층을 형성했을 정도지만 '막말' 논란은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4선 의원과 경남지사, 원내대표,당대표를 지내 정치권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과 언론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어떤 이슈가 보도로 이어질지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물러난 뒤 다시 치르는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복귀 기간이 짧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전 총리의 당권 도전에 맞서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덕분에(?) 자연스럽게 당대표에 출마표를 던질 수 있었다.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홍 전 대표는 "도로 국정농단 당이 돼선 안된다"라는 명분을 앞세우며 출마를 선언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뼈아픈 대목이다.

황 전 총리가 계파 갈등 극복과 통합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력 주자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황 전 총리는 이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친박·탄핵 프레임은 회복하기 어려운 아킬레스건이다. 아직 정치인으로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당엔 부담이다.

유력 당권주자들의 경쟁에서 관전 포인트는 지우고 싶은 부끄러운 과거, 이른바 '흑역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정구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유죄판결 및 법정구속,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갖은 구설수에 손혜원, 서영교 의원 등의 논란으로 당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여당.

최저임금 논란, 경기불황 등 바람잘 날 없는 정치권에서 민주당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에 어부지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당에서 어떤 후보가 당권을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