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보톡스 대장주' 메디톡스 맹추격

입력 2019-02-07 17:42
보툴리눔 '나보타' 美 판매 승인
주가 5% 뛰며 시총 1000억 늘어
메디톡스는 수출감소로 성장 정체


[ 임근호 기자 ] 보톡스 1등주 자리를 놓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독소 의약품인 ‘나보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1위 메디톡스와의 시가총액 차이가 6000억원대로 좁혀졌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웅제약은 1만1000원(5.70%) 오른 2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2조3636억원으로 하루 새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 2일(한국시간)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미용 성형 용도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덕분이다. 미국 판매 승인을 받은 최초의 국산 보툴리눔 독소며, 세계적으로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보타는 세계 최초의 보툴리눔 독소인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와 분자량이 같은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경쟁 제품보다 미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먼저 미국에서 출시된 후발 주자들은 보톡스와 분자량·용량·사용법 등이 달라 20%대 점유율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이 사상 최고가 경신을 앞둔 반면 메디톡스는 고점 대비 35% 하락하면서 국내 1위 보툴리눔 독소주가 바뀔 가능성도 커졌다. 메디톡스 시총은 3조369억원으로, 작년 한때 2조원 넘게 벌어진 대웅제약과의 차이가 6733억원으로 좁혀졌다.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단속에 수출이 급감하는 등 메디톡스가 성장 정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휴젤과 휴온스 등의 가세로 경쟁이 심해진 것도 원인이다.

대웅제약 시총이 3조원을 넘기 위해선 주가가 26만원까지 올라야 하지만 KTB투자증권이 목표가 30만원을 제시하는 등 기대가 계속 커지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보타의 미국 판매를 담당하는 파트너인 에볼루스가 FDA 승인 후 나흘 동안 47% 급등했다”며 “원천 기술을 보유한 대웅제약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리지널인 보톡스 아성이 공고한 만큼 미국에서의 실제 판매 추이와 미용 성형보다 규모가 큰 치료제 용도로 추가 승인을 받는 것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