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SK에너지·LG전자 등 발행 추진
풍부한 수요 확인하자 자금조달 적극 나서
≪이 기사는 02월07일(06: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설 연휴 이후에도 쏟아진다. 이마트 LG전자 SK에너지 등이 이달 3조원 이상을 조달할 예정이다. 넉넉한 투자수요와 낮은 조달금리 등 양호한 자금조달 여건이 지속되자 경기하강에 대비 중인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오는 21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3년, 5년, 10년으로 채권 만기를 나누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3일에 진행할 예정인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가 좋으면 발행금액을 5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도 이달 말 3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채권 만기는 5~10년 수준에서 검토 중이다. 두 회사 모두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LG그룹의 전자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나란히 회사채 발행시장 문을 두드린다. LG전자는 21일 5·7·10·15년 만기로 25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공모 회사채시장에서 15년물 발행을 이어간다. LG디스플레이는 26일 3·5년 만기로 2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업체인 이마트(4000억원)와 국내 1위 렌터카업체인 롯데렌탈(2000억원)도 이달 말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밖에 현대건설(2000억원) SK실트론(1800억원) E1(1500억원) 등도 회사채발행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모두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발행작업에 돌입했다. 한화 대신에프앤아이 등 이미 수요예측을 끝내고 발행조건을 확정한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이달 공모 회사채 발행금액은 3조원을 훌쩍 웃돌 전망이다.
기업들이 연초 투자수요가 넉넉한 것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자금조달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달 경기가 침체되기 전 선제적인 ‘실탄’ 확보를 위해 6조328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에서 낸 매수주문 물량은 무려 17조2550억원에 달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기록이다. 평균 청약경쟁률도 사상 최고칭친 4.34대1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시장금리가 하락해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할 기회가 생긴 것도 기업들의 채권 발행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해 5월15일만 해도 연 2.312%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8개월 이상 내리막을 타며 지난 1일 연 1.803%까지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무역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경기하강 우려가 증폭된 영향이 컸다. 경기전망에 민감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연 2.814%에서 연 1.983%로 떨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연초 운용자금이 넉넉한 기관들이 공격적으로 회사채를 담고 있는데다 이자비용도 이전보다 아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자금조달에 있어 최적의 시기인 만큼 당분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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