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훈련중단 약속하면 안돼"

입력 2019-02-05 06:56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前) 미국 국무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전면 중단 혹은 주한미군 철수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약속할 것을 우려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 매체 '살롱'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차기 정권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약속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과 어떠한 (군사)훈련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거나,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거나, 향후에 영향이 있는 일은 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한미연합훈련 전면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내줘선 안 되며, 차기 미 행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조치가 있어서도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 "내가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는 우리가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김정은에게 우쭐해지려는 하나의 노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정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2000년 재직 당시 미 각료로는 처음 북한을 공식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결 노력에 대해서는 "나는 외교를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나 역시 준비된 외교를 믿는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가 승자인 '윈-윈(win-win)'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승리를 의미하는 '김정은 윈'이라고 규정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왜냐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 하는 몇몇 훈련을 취소했지만, 북한이 이에 부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주었는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그들이 무엇을 가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목록이나 국제적인 비핵화 측정 방법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