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올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돈선필 ‘끽태점(喫態店)’을 20일부터 6월 13일까지 개최한다.
‘형태(態)를 음미(喫)할 수 있는 상점’을 뜻하는 이번 전시 ‘끽태점’은 돈선필 작가가 선택한 각종 사물과 진열장들을 하나의 조각처럼 표현했다. 돈 작가의 주된 관심사는 레디메이드 사물, 특히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캐릭터를 조형물로 축소 재현한 ‘피규어’다. 그가 천착해 온 ‘피규어’는 단순한 축소모형이 아닌, 당대를 진술하는 특별한 상태를 의미한다는게 주최측 설명이다.
피규어는 정밀한 조형 기술과 고액의 자본 투입으로 만들어지지만, 분명한 쓰임새나 목적성이 결여된 독특한 사물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피규어와 이를 둘러싼 산업환경에 대한 다각적 분석과 접근을 통해 오늘날 현대사회를 들여다 본다. 작가는 상점의 모습을 빌려온 ‘끽태점’이라 부를 수 있는 피규어를 통해 지금 사용되는 언어의 단면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관객에게 제안한다. 아라리오 뮤지엄 관계자는 “피규어의 탄생은 다수의 사람이 모여서 같은 목적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공동의 언어와 같다”며 “그렇기에 돈 작가의 행보는 피규어를 통해 언어를 해석하는 연구활동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