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명절을 앞두고 '가짜 깁스'가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연극 분장용으로 쓰이던 이 제품은 언젠가부터 명절의 가사노동을 피하기 위한 며느리들의 '애용템'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가짜 깁스'를 판매하는 업체 측은 "실제 고객층이 2030 여성"이며 "명절 시즌에 2배 많이 팔린다"고 확인한 바 있다.
30대 여성 A씨는 지금이라도 '가짜깁스'를 구입하고 싶은 심정이다. 올해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가 왜 이런 제품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A씨는 결혼식 전 3월경 예비 남편과 살림을 합칠 예정이다. 현재는 남자친구와 4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장거리 연애를 하며 결혼을 준비 중이다.
그는 예비 시어머니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결혼 전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 없이도 자주 만났다. 예비 시어머니 지인과도 외식을 한 적도 있다.
A씨 남자친구는 직업 특성상 설을 함께 보내지 못한다. 이번 설에도 A씨 혼자 남게 되어 부모님이 계신 고향집에 내려갈 생각이었다.
이를 전해 들은 예비 시어머니는 "큰 며느리 될 사람이 당연히 우리와 함께 명절을 함께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버럭했다.
A씨는 시댁에 갔다가 집에 가려면 7시간 동안 홀로 대중교통을 타야 한다. 평소 방광염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 대중교통을 정말 힘들어 하기 때문에 남자친구와 함께 자가용으로 갈 수 있는 추석 때 가겠다고 시어머니께 말했다.
하지만 예비 시어머니는 끝까지 "큰 며느리는 무조건 혼자라도 와야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다. A씨는 결혼식도 하지 않았는데 예비 남편 없이 벌써 명절을 챙겨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또 고향에서 딸을 기다릴 자신의 부모가 눈에 밟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결혼식 전 마지막 명절이니 친정 부모님과 보내기로 했다고 하고, 남편 없이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할 말은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시어머니가 어려울 수 있지만 조곤조곤 설명하면 언젠가 납득하실지도...", "'싫다'고 말할 줄 모르면 평생 끌려다니면서 산다", "남편 없이는 시댁을 안간다는 의지를 스스로 다지는 것이 좋다", "결혼 전에 예비 시가에 남편도 없이 왜 가려는지 모르겠다", "사돈 어려운 줄 모르는 시댁인 것 같다", "남편이 없으면 시가족도 없는거다. 남편은 아내 없이 처가에서 명절을 보낼 수 있을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된다", "한 번 가면 평생 당연한 것 처럼 가야한다. 처음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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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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