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증시 전망
1월 국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등세가 좀 더 이어질지, 설 연휴 이후 다시 빠질지 의견이 엇갈린다.
3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가나다 순) 등 국내 대표 5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향후 증시 전망을 물었다.
◆ "증시. 당분간 완만히 반등"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부분 당분간 증시가 완만한 반등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올해 미국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신흥국 증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 중 단기 조정 가능성 있으나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락 이후 증시는 재상승해 이달 말에는 228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지수는 올 2분기 글로벌 경기 선행지수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완만한 반등 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며 "달러 강세 압력이 줄면서 외국인 수급이 양호한 점도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중국 정부에서 시장 안정화 정책과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증시의 오름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그 효과는 2~3분기 중에 나타날 수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 경우 하반기부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을 분할 매수해도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변수도 있어…공격적인 투자 안된다"
변수는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것을 시장이 확신할 때까지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센터장들은 미국 중앙은행(Fed) 정책 태도가 확인되는 시기는 3월이 될 것이라고 했다.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월 회의에서 금리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공개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와 기업이익이 증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계 경기 둔화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코스피 기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 경우 지수는 박스권에 빠질 수 있다.
오현석 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중장기적 주가수준은 매력이 있지만 이미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진행 중이고, 코스피 기업들에 대한 이익 전망이 좋지 않다"며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5~6%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공격적인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센터장들의 당부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상승세가 나타나더라도 경기 반등보다는 유동성 랠리의 성격에 가깝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중국 경기 방향성 등에 따라 재차 반락하거나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센터장도 "최근 코스피 반등은 펀더멘털(기초 체력) 개선세에 따른 것이 아니므로 공격적인 추격 매수는 부적절하다"며 "위험 관리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