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홍윤정 기자 ]
수소 헬륨 리튬 베릴륨 붕소 탄소…. 지구에 존재하는 원소들을 성질에 따라 배치한 원소 주기율표는 연금술 성격이 남아 있던 화학을 현대 과학으로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주기율표를 고안한 사람은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다. 멘델레예프는 1834년 러시아 시베리아에 있는 도시 토볼스크 인근 마을에서 1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모스크바 교원양성학교에서 교사 자격증을 딴 그는 대학에서 화학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공부했고, 1864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화학 교수로 임명됐다.
그는 당시 알려져 있던 63개 원소 사이의 규칙성을 찾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 1869년 ‘원소의 구성 체계에 대한 제안’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는 원자량 증가 순서와 성질별로 원소를 배열한 주기율표가 담겼다. 일설에 따르면 그가 연구에 지쳐 깜빡 잠든 사이에 꾼 꿈에서 주기율표를 봤다고 한다. 이 표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를 의미하는 빈칸도 있었다. 그는 빈칸에 들어갈 원소들의 특성까지 예측했다. 당시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발표하자 과학계 분위기는 싸늘했다. 하지만 그가 예측한 원소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멘델레예프의 이론에 힘이 실렸다.
그는 1906년 노벨화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플루오르(불소)를 최초로 분리해낸 앙리 무아상에게 한 표 차이로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이듬해인 1907년 2월 2일 세상을 떠났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