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체로는 최초
올해 전지 매출 50% 뛸 듯
SK이노, 투자 계속 확대
[ 박상익 기자 ] LG화학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00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후 근 20년 만에 처음이다.
LG화학은 지난 30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며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 4분기 매출은 2조76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7억원)보다 599% 급증한 958억원이었다. 업계는 소형전지 시장 확대와 전기차 배터리 흑자 전환이 LG화학 전지사업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지 부문 매출 예상액은 전년보다 50% 성장한 10조원이며, 그중 절반 정도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 성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투자와 기술 개발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실적 발표를 하면서 지난해 배터리 사업 실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각지에 설비 신·증설을 하는 등 투자비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 3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분기마다 배터리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표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부적으로 2020년, 늦어도 2021년에 배터리 사업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업계에선 생존 경쟁이 판가름나기 시작하는 때를 2020년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완성차 메이커들이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이는 만큼 이들 기업 매출도 동반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이 되면 파나소닉, CATL,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아시아 배터리 5개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