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몰린 중소형 조선社 구조조정도 본격화

입력 2019-01-31 02:00
10개 중형사 수주 38% 급감

제살 깎아먹기 경쟁에 수익 악화
각사별 주력 선종으로 특화 필요
M&A 통해 구조 개편 나설 듯


[ 황정환 기자 ]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중소형 조선업체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상당수 중소형사가 한계 상황에 몰린 데다,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관리 아래 있어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중소형 조선 시장은 크게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계열과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대한조선 등 비(非)현대중공업 계열 업체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빅3’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만성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1~3분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3사를 제외한 10개 중형사의 수주액은 7억5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1% 감소했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주력 생산기지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자본잠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유상증자나 출자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리 아래 있는 STX조선과 대한조선은 점차 수주량을 늘려가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국내에선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과, 해외에선 중국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이 대주주인 성동조선해양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중소형 조선사들은 경영난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악순환을 겪고 있다. 수주하더라도 금융권으로부터 선수금 환급보증(RG)을 발급받기 쉽지 않은 데다 중국 및 일본과의 가격 경쟁도 힘겹다. ‘경쟁력 약화→재무구조 악화→수주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RG는 조선업체가 파산 등의 사유로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은행이 선주사에 대신 선수금을 물어주기로 약정한 보증서다.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조선업체들도 각사 주력 선종으로 특화해 경쟁을 줄이는 과감한 산업 재편이 필요하다”며 “대형사 간 구조 재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중소형사 간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