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만 국한됐던 관심이 수소차로 확대되고 있다. 완성차업계에서 수소차 투자를 본격화하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수소차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초를 치는 분석도 제기된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전기차는 트렌드, 수소차는 테마"라고 짚어 말했다.
10여년 전 볼트, 리프 등 양산형 전기차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를 예로 들었다. 당시 '전기차가 내연기관과 경쟁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았지만 관련 종목들은 '테마'로 자리잡은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하지만 현재 배터리·열관리 업체들의 전기차 매출이 급증하는 등 전기차 시장 크기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형성, 전기차는 테마가 아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수소차는 전기차의 15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전기차와 같이 단기 기대감으로 관련 종목들이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15년 뒤 수소차가 테마를 벗어나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전기차에 비해 약점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안나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요 없는 수소차 기대감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차 연구를 하고 있지만 당장 수요 기대감이 있는 전기차 기술개발에 치우쳐있다. 미국, 중국 등 수요를 쥐고 있는 나라에서 내연차를 줄이고 전기차를 지원하는 이상 여타 완성차업체들은 방향은 전기차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시장이 형성되고 기술도 따라가며 주가도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일텐데 수소차는 수요가 없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수소차의 약점은 무엇일까.
우선 수소저장탱크의 한계다. 열량으로만 보면 수소 자체의 성능은 우수하다. 하지만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 중 하나로 부피가 엄청 크다. 초고압으로 압축해 투입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부피가 커서 승용차 기준으로 공간을 아무리 짜내도 7~8kg 밖에 넣질 못한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도 고민이다. 수소차는 매연은 배출하지 않지만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또한 수소차 시장이 향후 더 확대되면 인위적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전기를 친환경 발전을 통해 생산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발전에 크게 의존, 실질적 이산화탄소 감소효과가 미미하다. 친환경 정책이랑은 맞지 않는 것이다.
유지관리비용이 과다하다. 수소차의 동력원인 연료전지도 배터리와 같이 영구적이지 않다. 스택의 제작, 열관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내구성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결국 고가의 장치를 바꿔야 한다. 냉각수도 관리해야한다. 스택의 열관리 순환계는 장치가 복잡하고 냉각수의 변성에 민감하다. 연료전지가 순수한 산소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외부 공기 흡입구에 고가의 필터가 들어가는데 이 역시 성능에 한계가 있어 일정 시점 교환해야 한다.
수소충전 인프라도 부족하다. 환경부에서 충전소를 늘릴 계획이라고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점이다. 충전도 아무나 할 수 없고 교육을 받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폭발에 대한 위험으로 도심지나 인구 밀집지에는 설치가 곤란하다.
이 밖에도 촉매제 단가가 높다는 점, 수송비용 과하다는 점, 연료 단가가 비싸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