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CES' 방문
삼성 모듈TV 보고 "상상의 끝"
LG 롤러블TV도 연신 만져봐
[ 고재연 기자 ]
“뱀이 여기(눈앞)까지 나온 것처럼 보이네요.”
29일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가 열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부스 앞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던 문재인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3D(3차원) 안경을 쓰지 않고 맨눈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봤는데 화면 속에 있는 뱀이 앞으로 튀어나오듯 움직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사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2015년 독립한 모픽이 개발한 스마트폰 커버 ‘스냅 3D’ 기술이 입혀진 덕분이다. 모픽은 이 기술로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신창봉 모픽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스마트폰 케이스에 3D 스크린을 부착해 3D 안경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케이스를 만져보며 “스마트폰 보호 케이스에 그런 기능을 입혔습니까? 대단한 기능을 입혔네요”라고 감탄했다.
C랩은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내 벤처로 구현할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 마련한 제도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외부에도 개방할 계획”이라며 “2022년까지 사내 스타트업 200개, 사외 스타트업 300개 등 총 500개의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기업들이 CES에서 선보인 기술을 국내에서도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초소형 LED(발광다이오드)를 레고 블록처럼 이어붙인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를 체험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네모 하나하나를 ‘모듈’이라고 하는데 (떨어져 있을 땐 단독 화면이다가) 저걸 붙이면 화면이 자동으로 연결돼 한 화면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모듈을 붙이자 따로 떨어져 있던 화면이 하나로 합쳐졌다. 문 대통령은 “이건 거의 상상 끝까지 간 제품이네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롤러블(두루마리형) TV가 있는 LG전자 전시관으로 이동했다. 부스에 설치된 스피커를 가리키며 “저 안에 화면이 들어가 있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버튼을 누르자 스피커 안에 돌돌 말려 있던 화면이 위로 올라왔다. 문 대통령은 신기한 듯 연신 화면을 만져보며 “롤러블 TV는 세계에서 LG만 만들 수 있는 제품인가요” “상용화 단계까지 와 있나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LG전자 관계자가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와 있다”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박수로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모바일 K팝 댄스게임, 지능형 양팔 로봇, 사물인터넷(IoT) 기반 안전보호복 등 CES에 출시된 10여 종의 제품을 관람하고 체험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