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운용, 각자대표 체제로 새출발

입력 2019-01-29 17:58
오용준·김희성 내달 1일 선임
"분위기 쇄신"…수익률 만회 나서


[ 나수지/김병근 기자 ] 주도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으로 2017년 고수익을 내 이름을 알린 트리니티자산운용이 대표를 바꾼다. 지난해 변동성 장세에서의 부진을 씻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라는게 운용업계의 해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자산운용은 다음달 1일 오용준 고유재산운용 총괄 부사장과 김희성 사모펀드 총괄 전무를 각자대표에 선임할 예정이다. 오 신임 대표가 경영관리를, 김 신임 대표가 자산운용을 맡는다. 2016년 출범 때부터 대표를 맡아온 한병기 대표는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물러난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시장 진출 2년 만인 2017년에 ‘트리니티 멀티스트레티지’가 국내 펀드 수익률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정보기술(IT) 바이오 게임 등 주도업종 투자에 집중해 한 해 동안 102% 수익을 냈다. 그해 수익률 100%가 넘는 펀드를 보유한 유일한 운용사였다.

고수익의 원동력은 주식 매수에 집중하는 ‘롱 바이어스드’ 전략이었다.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비슷한 주가흐름을 보이는 두 종목을 짝지어 저평가된 종목은 사고(롱) 고평가된 종목은 파는(쇼트) 롱쇼트 전략을 주로 활용해 절대수익을 추구하지만, 트리니티자산운용은 이런 전략을 구사하지 않았다. 대신 IT 게임 바이오 등 차기 주도주를 예상해 집중 투자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진 지난해엔 독이 됐다. 트리니티자산운용 펀드들은 지난해 30%가량 손실을 냈다. 트리니티자산운용 관계자는 “한 대표 임기가 만료된 데다 건강상 이유로 사임을 결정했다”며 “신임 각자대표 체제로 재정비해 운용 규모를 불려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나수지/김병근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