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고위 무역협상 30일 시작…'국유기업 지원'이 핵심 쟁점

입력 2019-01-29 17:43
수정 2019-02-28 00:30
류허 中 부총리 일행 美 도착
므누신 "의미있는 진전 있을 것"


[ 강동균/주용석 기자 ] 미국과 중국이 통상 갈등을 풀기 위해 30~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인다.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협상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미국이 요구하는 국가 주도 산업정책의 폐기 또는 전면적인 수정을 중국이 받아들이느냐다.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에선 완전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28일(현지시간) 30여 명의 협상단을 이끌고 워싱턴DC에 도착했다. 협상단에는 이강 인민은행장과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위원장, 랴오민 재정부 차관, 정쩌광 외교부 차관, 뤄원 공업정보화부 차관, 왕서우원 상무부 차관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대중(對中) 강경파로 불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협상 대표로 확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협상팀에 들어갔다. 협상 장소는 백악관 내 아이젠하워 빌딩으로 정해졌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현안이 복잡해 이번 담판으로 무역전쟁을 끝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 이전 중단, 모든 합의 사항 이행 등 세 가지를 꼽으면서 “중국도 합의 이행을 검증할 메커니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결국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류 부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관세전쟁이 유예된 오는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신들은 무역전쟁으로 최근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 미국의 협상력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중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려 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산업정책의 구조적인 변화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협상단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대폭 늘리고 산업정책의 완만한 개혁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은 전했다. 반면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에는 강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요구에는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철폐와 국유기업 지원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베이징=강동균/워싱턴=주용석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