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민주당 의원, 파인텍 이어 택시노조…'고공농성 해결사'로 부상

입력 2019-01-28 17:47
정치人 - 박홍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25m 크레인 직접 올라가고
10시간 이상 마라톤 협상 중재
전주시 택시 월급제 도입도 관철


[ 김우섭 기자 ] 무려 425일간 이어진 파인텍 노동자의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고공 농성이 마침표를 찍은 지난 11일 오전 8시. 전날부터 21시간 노사 협상을 중재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타결식이 끝나기도 전에 9시40분 전북 전주행 기차를 타기 위해 자리를 떴다. 전주시청 앞 망루에서 500일 가까이 고공 농성을 이어가던 김재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을 만나기 위해25m 높이의 크레인에 올랐다. 망루에 다가간 박 의원은 “정부·여당을 설득해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 법안을 우선 처리 법안 목록에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회장은 15일 뒤인 지난 26일 고공 농성을 풀었다.

정부와 노조, 사측과 노조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해 장기간 방치된 갈등 의제를 잇따라 해결한 박 의원의 행보가 여의도 정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파인텍 노동자, 택시 기사들의 장기 농성을 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선 ‘고공 농성 해제 전문 위원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박 의원의 진가가 나타난 건 파인텍 고공 농성 중재였다. 박 의원은 1년 이상 대화하지 않았던 노사 양측을 종교인들과 함께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다. 3차 협상부터는 아예 협상을 주도했다. 6차 협상까지 매번 10시간 이상의 마라톤 협상으로 양측의 이견을 좁혀갔다.

박 의원은 “사측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양측 모두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내도록 소통하고 또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택시 기사인 김 지회장의 고공 농성을 푸는 과정에선 택시 기사 월급제 도입도 일부 관철했다. 또 민주당 정책위원회를 설득, 월급제를 법제화하는 내용의 택시발전법과 여객자동차법 법률 개정안을 상반기 중점 처리 법안으로 올렸다. 박 의원은 “고공 농성은 가장 절박한 사람이 쓰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이들의 안타까운 희생은 막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