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업체 펀다 박성준 사장
고금리 불법사채 쓴 업자들
대환목적으로 찾는 경우 많아
P2P 대출 1년새 347% 급증
"장사 잘돼도 돈 못 구해서 문닫는 식당도 상당수"
[ 김순신 기자 ]
박성준 펀다 사장(사진)은 “부동산값 잡겠다고 내놓은 규제에 애꿎은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가 ‘대출절벽’에 시름하고 있다”고 28일 강조했다. 펀다는 국내 최대 소상공인 전문 개인 간(P2P) 금융업체다.
박 사장은 이날 서울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해 1월 100건 정도였던 대출 승인 문의가 1년 만에 800여 건으로 늘었다”며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출 억제책을 내놓은 뒤 은행에서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자 돈을 구하기 위해 P2P업체를 찾는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펀다의 자영업자 대출 건수는 264건으로 작년 1월(76건)보다 347% 늘었다.
대출자는 P2P 금융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은행들이 대출심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더불어 신용등급도 떨어지지 않는다. P2P 금융 업권을 감독하는 법이 없어 업체들이 은행,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는 물론 신용정보회사와 대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은행이 자영업자의 사업 건실도와 소득을 증빙할 만한 근거 자료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라며 “은행에 자영업자 대출을 받으러 가면 담보부터 요구하거나 보증서를 달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자영업은 업종 특성상 계절에 따라 소득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데 제도권 금융회사들은 이런 것에도 무관심하다는 비판이다.
부동산 등 담보로 잡힐 자산이 없지만 일정 수준 매출이 나오는 건실한 자영업자가 ‘대출협곡’에 빠져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박 사장은 “장사가 안되면 정책자금이라도 쓸 수 있지만 장사가 적당히 잘되면 은행도 정부에도 기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사가 안돼 망하는 게 아니라 돈 구할 데가 없어 도산하는 음식점 주인이 상당수”라고 했다.
박 사장은 “작년만 하더라도 인테리어 비용이나 2호점 창업 등 새로운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올 들어 운전자금을 빌리려는 자영업자가 대다수”라며 “대부업체에서 연 24% 수준의 법정 최고금리 대출을 쓰거나 연 100%가 넘는 고금리 불법 사채를 쓰던 자영업자가 연 11~14%로 대출해주는 P2P업체를 대환 목적으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