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긱(Gig)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7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수록된 '디지털 긱 경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네트워크와 모바일 상거래 시장 등을 바탕으로 긱 경제의 도입과 확산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디지털 긱 경제는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경향을 뜻한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의 최기산 과장과 김수한 조사역은 "(디지털 긱 경제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긱 경제 활성화가 거시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은 새 경제가치의 창출 여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측면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특정 능력과 기술이 적용되는 새 일자리 창출, 노동 유연성을 통한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참여 촉진을 기대했다. 반면 긱 경제가 전통산업을 대체하는 형태로 발전할 경우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소득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성장 측면에서는 신규 서비스 산업의 등장, 노동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성장률이 제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기업의 원가 절감, 노동자의 임금교섭력 약화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노동 플랫폼 산업은 2010년대 초반 자금조달을 통해 사업화가 시작된 이래 꾸준히 성장했다. 2017년 총매출 규모는 820억달러로 전년 대비 65% 급증했다. 다만 '우버' 등 오프라인 연계 지역기반형 플랫폼이 대부분이란 점을 보고서는 지적했다. 모든 작업이 온라인에서 수행되며 창의성을 요구하는 웹기반 플랫폼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긱 경제가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진화하는 특성이 있다"며 "진전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적절한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