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발매→투어' 활동 외에 캐릭터·웹툰까지
상장 의지? "당분간 계획 없다"
"제가 쓰는 섬유유연제요? 다우니 어도러블 어쩌구 저쩌구"
방탄소년단 정국이 공식 팬카페에서 진행한 채팅에서 적은 한마디에 두달치 판매량이 하루만에 팔렸다. 방탄소년단 팬덤의 폭발적인 구매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가수 이소라의 신곡 '신청곡'은 슈가의 피처링 소식이 알려진 후 23일 발매하자마자 전 세계 음악 데이터를 분석하는 웹사이트 '웨일 리포트(WHALE REPORT)' 기준 글로벌 싱글 차트(Global Singles Chart)에서 1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200'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발매 즉시 빌보드 정상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의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는 지난 23일(현지시각) 발표된 빌보드 200에서도 80위를 기록했다. 21주 연속 차트에 오른 것.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콘서트는 현재도 최다 판매량과 매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시작된 월드투어 'LOVE YOURSELF'는 올해 초 동남아 지역까지 추가하며 오는 4월에야 태국 방콕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미 모든 공연 티켓은 매진됐다.
폭발적인 팬덤의 구매력을 충족시키기 위해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멤버들의 음악 뿐 아니라 그룹의 세계관까지 콘텐츠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 세계관을 담은 웹툰은 지난 17일 네이버 웹툰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화양연화' 시리즈는 2015년부터 1년간 3장에 걸쳐 선보인 음반 시리즈다. 'I NEED YOU', 'RUN', '불타오르네', 'Save Me' 등이 수록돼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조각조각으로 선보여졌던 세계관이 웹툰을 통해 하나의 스토리로 구현된 것.
멤버들의 이름을 딴 일곱 소년이 웹툰의 주인공이다. 2년 만에 미국에서 돌아온 석진(진)이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흩어진 옛 친구들을 찾아 나서지만 타임루프를 겪게 되면서 향후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 '화양연화 더 노트1'은 지난 21일부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식 MD 판매처인 빅히트숍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일기 형식을 빌린 창작물로 방탄소년단 앨범에 수록한 소책자 스토리를 확장해 234쪽 분량으로 완성했다. 글로벌한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반영해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판으로도 출간된다.
방탄소년단이 콘셉트를 차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는 것만으로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제임스 도티 교수의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등이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아예 책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판매량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유저가 매니저가 돼 방탄소년단을 육성하는 콘셉트의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BTS월드'도 올해 1분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멤버들의 화보와 영상을 삽입하고, 방탄소년단의 신곡도 게임을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그 폭발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 라이언을 탄생시킨 천혜림 전 카카오 브랜드아트셀 셀장을 영입했다는 소식도 있다. 현재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프렌즈와 제휴해 멤버 개개인의 성향을 캐릭터화한 'BT21' 사업을 진행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자체적으로 캐릭터 사업을 진행하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수 있는 배경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방시혁 대표가 있다는 평가다.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 팬들 사이에서 '덕후 중에 덕후'로 불리는 인물. 박진영과 함께 JYP엔터테인먼트에서 god, 박지윤, 별 등의 노래를 함께 작업했고, 조권이 속해 있던 2AM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평소 아이돌 문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에 관심이 많았던 방시혁 대표이기에 팬덤이 원하는 콘텐츠를 귀신같이 기획해 낸다는 것.
방탄소년단의 글로벌적인 인기와 함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수익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7년 매출액은 924억 원, 영업이익은 324억 원이었는데, 2018년엔 2000억 원, 8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리란 전망이다. 더욱이 전속기간 1년이 남아 있던 지난해, 7년 재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증권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반영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가 최대 2조 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3사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 총합이 3조원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상장 만으로 몸값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장미빛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쏟아지는 관심에 신중함을 보이는 것.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업 외에 추가적인 사업에 대해선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조심스럽다"며 "상장 역시 현재는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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