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한끼 식사의 기준은 얼마일까.
대학생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5500원이 비싼 한 끼 식사인지 고민이 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전공 특성상 한 반에 무리가 생기면 계속 함께 다니게 된다"며 "시간표가 같아서 함께 수업을 듣고, 밥을 먹게 되는데 같이 다니는 동기들이 '5500원짜리 순대 국밥 먹자'고 하면 '그 돈이면 컵라면, 김밥으로 두 끼는 먹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카페에서 커피를 사오면 '와, A는 돈이 많나봐. 그거면 컵라면에 삼각김밥, 음료수까지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라고 말을 한다"며 "난 먹는 것에 돈을 아끼는 스타일이 아닌데 매번 친구들이 컵라면을 먹자 하니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A 씨는 "좀 맛있는 것도 먹고 싶은데, '짜장면 비싸', '햄버거도 비싸', '샌드위치는 돈 아까워', '배달도 싫어'라고 하고 무조건 컵라면만 주장한다"라며 "내가 잘 사는 건 아니지만, 다들 한 끼를 2000~3000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니 미치겠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정말 세상 물정을 몰라서 이러는 거냐"며 "다른 대학생들도 5500~6000원의 점심값이 너무 비싸게 생각되는지 궁금하다"라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사정에 따라 5500원 점심값이 부담이 될 순 있지만, 글쓴이의 건강을 위해서 다른 친구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차라리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녀라", "컵라면만 먹다간 병원비가 더 나온다" 등의 조언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5500원이라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글쓴이에게 하는 말이 잘못됐다"며 "물질적으로 가난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고 편협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9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점심식사 비용' 설문조사에서 평균값은 6230원 이었다. '회사 근처 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평균 72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구내식당' 이용자와 '편의점 등'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평균 5440원 평균 5460원 수준이었다.
이는 전반적으로 오른 물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직장인들도 이렇게 오른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밥값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 184개 4년제 일반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2016 연간 학자금 대출 건수 및 대출액'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은 줄어든 반면, 생활비 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012년 2914억원에 그쳤던 대학생 생활비 대출액은 지난 2016년 429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1조7227억원에서 1조4458억원으로 학자금 대출액이 16.1% 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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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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