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부진에 따른 고용률 악화로 서울권 주요 11개 대학의 취업률이 일제히 하락 한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소위 ‘SKY’라 불리는 대학도 경기 침체를 뛰어넘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이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대학알리미 취업률 공시를 조사한 결과, 서울권 주요 11개 대학의 2017년 졸업자 취업률은 평균 66.6%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2016년(68.9%)보다 2.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국내 전체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 62.6%보다는 4.0%포인트 높았다.
◆서강대만 유일하게 취업률 올라
서울권 주요대학들도 ‘취업한파’를 넘지는 못했다. 서강대를 제외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이화여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10개 대학은 2016년보다 취업률이 하락했다. 서울권 주요 11개 대학의 2017년 취업률은 66.6%. 하락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고려대로 전년보다 5.6%포인트나 떨어졌댜. 서울대도 2.3%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컸고 연세대도 1.4%포인트 떨어졌다. ‘SKY’대학 취업률이 모두 70%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서강대만 유일하게 0.2%포인트 상승했다. 송은경 서강대 취업지원팀장은 “2016년도 졸업유예자가 대거 졸업하면서 취업률 조사에 포함되는 졸업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줄어 취업률이 소폭 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는 75.1%의 취업률을 기록해 3년연속 1위를 지켰다. 박종배 성균관대 학생인재개발팀장은 “우수한 학생, 기업이 원하는 인재양성 과정 그리고 진로지도 컨설팅 이 3박자가 어우러져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들 11개 대학의 유지취업률은 88.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대학 출신의 취업자 10명중 9명 가까이는 취업후 1년이 지나도 계속 첫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직장에 다닌다는 것이다. 유지취업률(4차)이 가장 높은 곳은 성균관대(92.1%)였으며, 서울대(91.1%),고려대(91.0%),서강대(91.0%),서울시립대(90.5%) 등 순이었다.
공대 가운데서도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전·화·기(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도 취업률이 낮아졌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2016년 졸업자의 경우 79%의 취업률을 나타냈으나 2017년 졸업자는 70%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연세대 기계공학과 취업률도 87%에서 9%포인트가 떨어진 68%를 기록했다. 80%이상을 기록하던 유명 공대 취업률이 10%안팎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성균관대 화학공학과는 취업률 92%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박종배 성대팀장은 “화공과 학생의 경우 기업의 수요를 못쫓아갈 정도”라며 “화공과의 인기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2월 졸업자 79% “아직 미취업”
취업률 하락은 올 2월 4년제 대학 졸업자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올 2월 졸업예정자 11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에 취업했다”는 응답자는 11.0%에 불과했다. “인턴 등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는 응답자는 10.0%였으며, 79%는 “아직 취업을 못했다”고 응답했다.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10명중 8명이 미취업자인 것이다. 잡코리아는 “3년전 1월기준 조사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이라며 “장기불황 여파로 기업들이 신입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도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 성장률 저하 등 국내외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1월중 626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에 대한 조사에서, 40%는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서 올해 신입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59.6%로, 지난해 신입을 채용했다는 응답(75%)보다 무려 15%p 이상 적었다. 사람인은 “기업들이 신입을 채용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건 2015년 조사 이후 5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