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 대출금리 기준 변경 영향 제한적일 전망"

입력 2019-01-23 09:55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오는 7월부터 현행보다 0.27%포인트 낮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적용한 새 대출상품을 내놓을 것을 주문하는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방안이 궁극적으로 은행권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3일 "은행의 이익 이전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도가 명확하다"면서도 "은행은 가산금리의 변경을 통해 대출금리를 신규 취급액 대출 금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맞출 전망이어서 궁극적으로 수익성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은행들은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대출금리를 코픽스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그동안 반영하지 않던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결제성 자금과 정부·한국은행 차입금 등을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저원가성 자금을 반영할 경우 금리는 현행보다 0.27%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분석했다.

코픽스 금리는 변동금리 가계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기 때문에 코픽스 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금융당국은 해당 금리를 시범 운용해 올 7월부터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4월부터는 신규 및 기존 대출자에게 변동금리부 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인하한다.

저원가성 예금을 편입해 코픽스를 낮추더라도 은행은 가산금리의 변경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서 연구원의 관측이다.

그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저리에 조달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급결제 시스템 구축 비용, 인건비 등 기타비용을 지불한 데 따른 것으로 은행은 관련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든 대출원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부채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은행에 대한 적극적인 가격 통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선진국 형태의 금융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격 규제까지 이뤄진다면 은행의 적극적 지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IFRS9(금융상품 회계기준)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재조정 연계 프로그램 도입을 통한 가계부채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서는 은행에게 가격 결정권을 좀 더 부여해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