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해외투자 대중화' 승부

입력 2019-01-21 17:54
주식·채권·대체상품까지…개인 해외투자 다변화 시대

달러채권·30개국 ETF 등 해외상품군 갖추고 직원 교육


[ 마지혜 기자 ] 1990년 이후 일본에서는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이 크게 늘었다.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조달한 엔화로 외국의 고금리 채권이나 성장성 있는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캐리 트레이드’를 하는 개인투자자다. 지난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10년여 만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를 역전했다.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원화로 자금을 조달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원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올해를 ‘자산관리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금융소비자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단순한 해외 주식 매매뿐 아니라 달러채권 등 금리형 해외 자산을 포함해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해외투자 2.0시대’ 선도를 목표로 내걸었다. 핵심은 해외 투자 대중화다. 일부 고액 자산가나 공격적 투자자만 개별 해외 주식에 투자하던 ‘해외투자 1.0 시대’는 저물었고, 이제는 해외 주식·채권, 대체자산 등 전 자산군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투자 전략이 모든 투자자에게 필요하다는 게 삼성증권의 판단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을 경험한 국가에서는 선제적으로 해외 투자 폭을 넓힌 투자자와 자국에만 머무른 투자자 간 희비가 명확히 엇갈렸다”며 “삼성증권은 모든 투자자가 해외 투자로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달러채권, 대체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해외 투자 정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해 모든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누적 3만 시간에 달하는 해외 투자 역량 강화 교육을 했다. 각종 달러채권과 해외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달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30개국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 등 다양한 상품군도 갖췄다. 특히 해외 금리형 상품을 미국 국채, 외화표시채권(KP물), 미국 회사채 등 주요 채권뿐만 아니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확대했다. 본사에 ‘달러채권 전담 데스크’도 설치했다.

삼성증권은 개인들이 해외 투자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미나도 열기로 했다. 23일 전국 삼성증권 지점에서 ‘해외투자 2.0시대의 투자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한다. 글로벌 주식과 채권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축 방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22일부터 31일까지 10회에 걸쳐 전국을 돌며 글로벌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고액 자산가를 기반으로 다져온 자산관리 사업 역량을 일반 투자자층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라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