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14.2%서 7.1%로 감소
안트로젠 소액주주 반발 감안
[ 김동현 기자 ] 부광약품이 보유 중이던 코스닥 바이오업체 안트로젠 지분 약 7%를 당초 예고대로 매각했다. 다만 안트로젠 소액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을 고려해 물량 대부분을 장내 매도 대신 시간외 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부광약품은 21일 블록딜로 안트로젠 주식 52만4571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14~16일엔 장내에서 안트로젠 주식 7만5600주를 매도했다. 지난 14일 “1년 내 안트로젠 주식 6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것을 이행했다. 이번 매각으로 부광약품의 안트로젠 지분율은 14.22%에서 7.11%로 감소했다.
이날 안트로젠 주가는 1400원(2.38%) 오른 6만300원에 마감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부광약품이 장내 매도 대신 블록딜로 주식을 처분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안트로젠 소액주주들은 부광약품의 지분 매각 계획이 알려지자 “대주주가 1년간 주식 400억원어치를 매도할 계획이니 주식을 사지 말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하며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광약품의 주식매도를 막아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트로젠 소액주주는 49%(2017년 말 기준)가량 지분을 갖고 있다.
특히 주주들은 부광약품이 장내에서 지분을 처분해 안트로젠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예고 공시에 ‘블록딜 및 장내 거래 방식’으로 매도한다고 돼 있었지만 부광약품이 과거 장내 매도를 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10월에도 부광약품은 안트로젠 주식 40만 주를 장내 매도해 377억원을 회수한 적이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안트로젠과 윈윈하자는 뜻에서 블록딜을 결정했다”며 “매각 후에도 부광약품 지분율이 상당한 만큼 결코 주가 하락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록딜 처분단가는 주당 5만4953원으로, 안트로젠 전 거래일 종가(5만8900)보다 6.7% 낮다. 이날 안트로젠은 홈페이지 게시물에서 “주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인 당뇨병성족부궤양치료제의 국내3상, 미국2상 연구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주가 흐름은 회사의 가치 변화보다는 외적 상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