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T도 안 부러운 LG유플러스 회사채…수요예측에 1.7조 '뭉칫돈'

입력 2019-01-21 10:19
≪이 기사는 01월21일(10: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발행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모집액의 다섯 배를 넘는 1조7000억원대의 ‘사자’가 몰렸다. 올해 들어 투자 기관들이 수요예측에서 써낸 참여 금액 가운데 전 신용등급을 통틀어 가장 많은 규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회사채 3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7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1조73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만기별로는 15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3년물에 9300억원이 몰렸다. 모집액이 각각 700억원, 800억원인 5년물과 10년물은 4000억원씩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이번 수요예측에 들어온 투자 수요는 올해 진행된 10여 건의 수요예측 가운데 가장 많다. 최상위 등급인 KT(AAA)보다도 2700억 많은 규모다. KT가 3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1조4600억원 상당의 자금이 모였다. LG유플러스의 신용등급은 AA로 KT보다 두 계단 낮다.

금리도 좋은 수준으로 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년물의 경우, 개별 민평 4사 평균 금리에서 6bp(1bp=0.01%) 낮게 정해졌다. 지난 16일 기준 LG유플러스 3년물 금리가 2.141%인 것을 감안하면 발행 금리는 2.081%가 되는 셈이다. 같은 날 KT 3년물 금리는 2.062%였다. IB 업계 관계자는 “16일 기준 두 회사의 금리 차이는 0.079% 포인트이지만 회사채 발행 금리는 KT가 2.048%, LG유플러스가 2.081%로 0.033% 포인트 차이밖에 안 난다”며 “LG유플러스가 상대적으로 더 낮은 이자 비용에 자금을 확보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발행금액을 늘리면 금리 차이가 지금보다는 1bp 정도 더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익 창출력과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는 게 흥행 비결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누적) 연결 기준으로 매출 8조9525억원, 영업이익 6269억을 각각 기록했다. 2013년 4.7%에서 5년 만에 7.0%로 2.3% 포인트 증가했다. 차입금은 감소하고 있다. 2014년 4조4000억원에서 작년 3분기 말 2조6000억원 줄었다. 풍부한 유동성도 한몫했다. KT뿐 아니라 CJ제일제당(1조4800억원), SK인천석유화학(1조4400억원), 현대제철(1조2900억원) 등
최근 수요예측에서 1조원이 넘는 청약금을 모은 기업만 다섯 곳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회사채 발행금액을 당초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IBK투자증권, KB증권이 발행 실무를 맡았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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