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복용하는 번거로움 없이 반창고처럼 붙이기만 해도 임신을 피할 수 있는 패치가 미국에서 개발 중이다.
생체의학 전문지 '네이처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 인터넷판 1월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패치를 붙이면 미세침이 분리돼 나와 피부 속으로 스며든다. 이 미세침은 인체에 전혀 통증을 주지 않으며 외과수술용 흡수성 봉합사로 만들어져 안전하게 인체에 흡수된다. 이후 수개월에 걸쳐 혈액 속에 피임약을 주입하며 날마다 복용해야 하는 경구 피임약보다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조지아 공과대학 약물디자인개발 전달연구소의 마크 프로스니츠 교수는 "효과가 장시간 지속되는 피임 수단 개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들 스스로 한 달에 한 번 5초 동안 패치를 붙여 피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 목표는 피임 효과가 6개월간 지속되도록 개발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프로스니츠 교수는 조심스러운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피임 패치가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정확히 알아내려면 더 많은 연구와 시험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효과적인 피임 수단이 곧 탄생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연구팀은 피임 패치가 만들어지면 개발도상국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비용까지 저렴하게 책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피임 패치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자리잡은 비영리 인간계발 단체인 패밀리 헬스인터내셔널(FHI) 피임기술혁신 연구개발실의 그레고리 코프 실장은 "장시간 지속이 가능한 피임 수단 개발이야말로 여성 건강 보호에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과 의도치 않은 임신을 줄이는 데 이 피임 패치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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