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갈등'까지 겹친 법률구조공단…내주 사상 첫 변호사 파업

입력 2019-01-18 17:50
91명중 75명 투표 100% 찬성


[ 이인혁 기자 ] 사상 초유의 변호사 파업이 현실화 된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노동조합은 18일 밤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 91명 중 75명이 투표해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변호사 노조 측은 조만간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마련해 다음주 중반 께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변호사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은 법률구조공단이 신규 변호사를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으로 뽑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유근성 변호사노조 부위원장은 “정규직 변호사 추가 채용을 위해 기획재정부 예산까지 확보한 상황인데도 작년 6월 취임한 조상희 이사장이 계약직 전환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이른바 ‘변호사 기득권’을 깨뜨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호사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고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상황에선 효율적인 법률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변호사노조는 “계약직으로 변호사 처우가 불안정해지면 법률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직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도 있다. 법률상담 업무를 관할하는 부서의 장은 그동안 변호사가 맡아왔는데 이를 일반직 직원도 맡을 수 있게끔 바꿨기 때문이다. 공단은 능력에 따라 보직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변호사노조는 법률상담에 관한 부서인 만큼 변호사가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사 갈등뿐 아니라 변호사와 일반직 사이 노노 갈등도 겹치면서 공단의 내홍은 깊어가고 있다. 공단 내 또 다른 노조인 일반직 노조는 “변호사 정년이 일반직보다 5년 길고 성과급도 일반직의 6배”라며 차별 해소 등을 주장, 지난해 2월 파업한 바 있다.

변호사노조는 “1987년 공단 설립 당시 변호사 수가 118명이었는데 현재 108명으로, 변호사가 10명 줄어드는 동안 일반직 직원은 2배 넘게 증가했다”며 오히려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