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최저임금 대소동'

입력 2019-01-17 17:30
뉴욕시, 시급 15弗로 15.4% 인상
뉴욕 식당들 "근무시간 줄이고 테이블 치우는 직원 모두 해고"
민주, 연방 최저임금 인상안 발의


[ 설지연 기자 ]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매·숙박·음식점 등 민감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빙하는 직원을 줄이고 음식값을 올리는 곳이 늘어나면서 식당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16일(현지시간)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미 CBS는 뉴욕요식업체연합의 조사를 인용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 고용시간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뉴욕시 식당 업주가 7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는 뉴욕시 요식업체 574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저임금 때문에 직원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곳도 47%나 됐다.

뉴욕시는 올 들어 시간당 최저임금(11명 이상 고용한 사업체 기준)을 15달러(약 1만6900원)로 종전(13달러) 대비 15.4% 올렸다. 미 연방정부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약 8200원)지만, 주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할 수 있다.

뉴욕시에서 시급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150만 명에 이르러 시내 식당들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 하트랜드브루어리, 휴스턴홀 등 6개 식당을 운영 중인 존 블루스타인 대표는 “최근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였고 아주 바쁜 날을 제외하곤 점심시간에도 서버들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에 들어서면 점원이 손님을 반겨주는 대신 ‘테이블을 찾아 앉으세요’라는 문구를 붙여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할렘지구에서 8년째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수잔나 코틴 대표도 “원래는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과 테이블을 치우는 직원을 따로 뒀지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테이블을 치우는 직원은 해고했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2024년까지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이 법안이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