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0원부터 1억2500만원까지'…설 선물세트도 양극화

입력 2019-01-17 10:39


설 선물세트에도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상승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5000원대 초저가 생활용품 선물세트가 등장하고 있는 반면 1억2500만원짜리 위스키 세트도 나왔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존 3~5만원대 저가 설 선물세트 외에 1만원대 초저가 실속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은 새해를 맞아 예술인들과 협업한 '감사 선물세트'를 출시하며 가격을 5900원으로 책정했다. 상품은 샴푸, 린스, 치약, 클렌징 바 등 일생생활에서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담았다.

G마켓은 올해 실시하는 '2019 설 혜택' 기획전에서 가성비가 높은 '설 선물 실속관'과 프리미엄 제품만 구성한 '설 선물 품격관'을 나눠 운영한다. 명절 선물세트를 최대 70% 할인 판매하며, 특히 1만원대 이하의 저가 설 선물세트 비중을 전년 대비 15% 늘렸다.

동원F&B 역시 '설 선물대전'을 통해 가공식품, 한우, 과일, 홍삼, 목욕용품, 주방용품 등 3000여종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최저 가격대를 1만원대로 구성했다.

1만원대 초저가 상품 외에도 수백만원부터 억대에 달하는 프리미엄 설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명절을 맞이해 1억2500만원짜리 수제 위스키 '발베니DCS'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올해 신세계백화점이 내놓은 설 선물세트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이다. 발베니DCS 컬렉션은 2016년부터 매년 5병씩 1개의 컬렉션으로 구성해 수제 위스키를 소개하는 한정판 컬렉션이다. 올해는 '위스키 재고의 비밀'이라는 테마로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았던 발베니 최고 숙성 빈티지(1961)가 포함됐다.

신세계는 또 설 선물세트로 200만원짜리 '명품 한우 스페셜'과 350만원의 '명품 봄굴비 스페셜' 등 초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한정 상품으로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 세트의 품목과 물량을 각각 20% 늘렸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명절 기간 동안 초고가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수요가 지속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최상위 등급의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 'L-NO.9 세트(6.5kg, 100세트)'를 135만원에, 최상급 참조기만으로 꾸려진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황제(2.7kg/10미)'를 250만원에, 보르도 최고의 빈티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 2005년 빈티지 와인을 담은 'KY 세기의 빈티지 와인세트 2호'를 250만원에 준비했다.

업계 관계자는 "심해지고 있는 소득격차와 최저임금, 물가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이 설 명절 선물을 최대한 싸게 구입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초고가 상품을 소비하려는 소비층도 있기 때문에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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