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천천히, 꾸준하게…100세 건강 기초부터 다져야
[ 임유 기자 ]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누구나 저마다 건강한 한 해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대표적인 게 금연하기, 살 빼기, 꾸준히 운동하기 등 세 가지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목표 달성에 이르는 길은 멀고 험해 금세 포기하기 일쑤다. 좀 더 현명하게 세 가지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봤다.
금연 도우미를 찾아라
흡연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아무리 금연을 시도해도 강한 금단 증상 때문에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흡연자가 많을 것이다.
금연 성공률을 높이려면 혼자 노력하는 것보다 남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유진호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기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에 지나지 않지만 의사의 도움을 받을 경우 30%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흡연자가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을 호주, 캐나다, 영국 등과 함께 수준 높은 금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로 선정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과 병의원 금연치료는 금연을 위한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전국 255개 보건소에서 운영 중인 금연클리닉은 금연상담사가 흡연자에게 6개월 동안 무료로 금연 상담 서비스를 9번 해준다. 필요하면 니코틴 패치, 껌, 사탕 같은 니코틴 보조제도 받을 수 있다. 병의원 금연치료는 병의원 금연치료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병의원을 방문해 8~12주 동안 6번에 걸쳐 의사로부터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은 물론 금연치료 의약품, 금연 보조제 구입 비용을 지원받는 프로그램이다. 3회 방문부터 본인 부담금이 면제되고 금연에 완전히 성공할 경우 전액 환급 및 축하 선물이 제공된다.
보건소나 병의원을 찾아갈 시간이 부족하다면 금연콜센터(1544-9030)를 통해 전화 상담을 받거나 국립암센터에서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상담을 이용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체중 10% 감량이 적정 목표
체중을 줄이려면 ‘과유불급’이란 말을 명심해야 한다. 단기간에 무리하게 살을 빼려다가는 금방 지칠뿐더러 살을 빼더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재 체중의 10% 내외로 목표를 세우고 한 달에 2~4㎏ 정도 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체중을 지속적으로 감량하려면 평소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의 생활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먼저 체중 감량의 기본인 식사량 조절을 보자. 열량을 줄이는 것만 집중하고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등한시하면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 단식, 원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은 추천할 만한 식단이 아니다.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습관도 중요하다. 오 교수는 “가장 쉽고 안전한 식사요법은 식사량을 평상시의 60% 정도로 줄이고 두 끼에 해당하는 식사량을 세 끼로 나눠 먹는 것”이라고 했다.
건강하게 살을 빼려면 운동은 필수다. ‘바빠도 시간을 내서 운동하라’는 조언은 말하긴 쉽지만 행동하긴 어렵다. 차선책은 출퇴근길처럼 걸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한 많이 걷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웬만하면 걷자. 걸음 수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는 ‘캐시워크’처럼 따분하게 보이는 걷기 운동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앱(응용프로그램)도 많이 나와 있다.
과도한 운동은 약이 아닌 독
직장생활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보기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초반에 무리하게 운동하면 후유증이 생겨 오히려 몸을 망가뜨릴 수 있다. 이종하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 제일 낮은 강도를 파악한 다음 이보다 약간 센 강도로 운동하는 게 큰 부담 없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자기에게 맞는 강도의 운동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심장이나 폐 기능이 떨어지거나 당뇨 같은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 의료진에게 운동부하검사를 받아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이후 의료진이 권장하는 운동을 하면 된다.
평소 스스로가 건강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운동 강도나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 몸을 해칠 위험이 있다. 과도한 근력운동보다 지나친 유산소운동을 더 조심해야 한다. 이 교수는 “근력운동은 근육통, 관절통 등 자각 증상이 빨리 나타나지만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초반에 부작용을 잘 느끼기 어렵고 회복도 훨씬 느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동 강도가 나에게 맞지 않는지 판단하려면 객관적인 검사 수치보다 본인이 느끼는 증상을 살펴야 한다.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두통, 흉통, 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운동을 멈춰야 한다. 이 교수는 “어설프게 힘든 운동을 하는 것보다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건강 유지에 더 좋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