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지난해 중국계 자본의 미국 투자액이 전년 대비 8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다국적 로펌 베이커매킨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액이 전년 290억달러(약 32조4800억원)에서 48억달러(약 5조3700억원)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미(對美) 직접투자는 2016년 456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자국 기업의 과도한 부채 부담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단속하면서 2017년 투자액이 290억달러로 줄었다.
지난해엔 통상 마찰 속에 미국이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중국 자본에 대한 장벽을 높이면서 중국의 대미 투자가 더욱 쪼그라들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작년 3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교 자본이 소유한 브로드컴의 미국 퀄컴 인수에 제동을 걸었고, 하이난항공(HNA)그룹에는 뉴욕 트럼프타워 인근 빌딩을 매각하라고 명령하는 등 중국 자본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미국 내 자산을 매각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차입을 늘려 해외 자산을 매입한 중국 기업들이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안방보험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엑세스하우스호텔 등 15개 호텔을 처분하기로 했다. HNA그룹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전 세계 약 200억달러 규모의 해외 부동산을 매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