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별풍선' 특허 소송 이겼다

입력 2019-01-15 17:42
수정 2019-01-15 18:22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별풍선’ 특허 소송에서 이겼다. 대법원이 최초로 인터넷방송에 사용되는 시청자 반응도 조사 시스템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법조계 및 정보기술(IT)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아프리카TV가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를 상대로 낸 특허 등록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된 특허는 2000년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출원한 ‘인터넷 방송 시청자 반응도 조사방법 및 시스템’이다. 인터넷방송을 보는 사람이 시청 도중 박수·환호·이해·재미없음 등의 버튼을 누르면 해당 반응을 이진신호로 변환해 영상에 띄우는 기술이다. 아프리카TV를 비롯해 유튜브, 트위치 등 대부분 인터넷방송 플랫폼에 활용되고 있다.

이번 소송의 시작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7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아프리카TV의 ‘별풍선’도 시청자가 방송 중 BJ에게 보낸 별풍선이 즉각 화면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해당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프리카TV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별풍선(개당 100원)은 시청자가 BJ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시청료로 별풍선에 붙는 수수료가 아프리카TV의 주 수입원이다.

이에 맞서 아프리카TV는 “해당 기술은 기존에 공개된 국내외 선행 발명 기술을 단순 결합한 것에 불과하므로 진보성·신규성이 없어 무효”라며 특허권을 취소해달라고 맞소송을 냈다.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모두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권리를 인정했으나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해당 특허가 기존 텔레비전 방송 등에서 활용하던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인터넷을 통해 TV 시청자의 반응을 조사하고 이를 반영하며 시청자들과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 방법은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이를 인터넷방송에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관념의 문제”라며 신규성과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민사 소송 1심에서도 아프리카TV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IT업계 관계자는 “시청자 추천 수와 후원 등을 실시간으로 화면에 띄우는 기술은 대부분 인터넷방송 플랫폼에 적용된 기술”이라며 “특허 사용료를 추가로 지급해야 할 부담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