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게임서 드라마 떠올렸죠"

입력 2019-01-15 17:17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


[ 김희경 기자 ]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한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이전엔 볼 수 없던 새로운 이야기와 영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대본을 쓴 송재정 작가(46·사진)는 ‘W’ ‘나인’ 등 매번 참신한 소재의 작품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면 ‘W’는 웹툰과 현실을 오갔고, ‘나인’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었다. 송 작가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나인’에 이은 타임슬립 작품을 준비 중이었는데 AR게임 ‘포켓몬고’을 해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며 “‘게임 소재 드라마가 잘될까 걱정했는데 10~40대가 좋아하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만 특이한 게 아니다. 드라마 전개 방식도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작가가 드라마 작가 출신이 아닌 점과 관련 있다. 그는 이전에 ‘거침없이 하이킥’ ‘크크섬의 비밀’ 등 시트콤을 주로 만들었다. “드라마 작법을 따로 공부한 적이 없어 저만의 틀로 쓰고 있어요. 드라마지만 1시간짜리 영화를 제작한다는 생각으로 회마다 엔딩신은 먼저 정해놓고 시작하죠.”

유진우 캐릭터의 탄생 과정도 독특하다. “드라마보다 영화와 책을 즐겨보는 편이에요. 책도 소설보다 인물 평전이나 인문서적을 먼저 집습니다. 유진우 캐릭터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 관한 책을 보다가 영감을 받아 나왔어요.”

그는 “작품의 대부분은 그리스 영웅 신화에서 출발한다”며 “유진우도 일종의 영웅인데, 영웅적 활약을 하기보다 바닥에 떨어지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으로 게임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봤다고도 했다.

“지금은 게임을 잘 모르는 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이후엔 좀 더 복잡한 얘기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