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시대 개막 (2) KB금융그룹
KB금융을 이끄는 사람들
허인, 다른은행과 차이 벌리고 노조 파업 해결해야 하는 과제
이동철, 카드 경쟁력 확보 부심…양종희, 손보·생보 경영전략 총괄
김기환, CFO로 그룹살림 책임…은행선 김남일·오보열 등 역할
[ 김순신 기자 ]
KB금융그룹의 2인자는 허인 국민은행장이다. KB금융 내 최대 자회사인 국민은행을 이끌고 있어서다. 허 행장의 과제는 국민은행을 다른 은행보다 더 크고 이익을 많이 내는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외환위기 직후 우량은행이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만큼 출발 자체가 다른 은행보다 앞서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허 행장은 18년여 만의 노조 총파업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하는 난제도 해결해야 한다.
허 행장은 디지털·정보기술(IT)·데이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도 맡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허 행장이 2017년 말 지주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 데 이어 올해 부문장을 맞게 돼 회장 후보 자격을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고 귀띔했다. 보험부문장인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개인고객부문장을 맡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자본시장부문을 담당하는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도 회장 요건을 충족해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양 사장은 윤종규 회장이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할 때 부장으로 손발을 맞췄다. 2017년 하반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최종 3인의 후보군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회장 후보에서 자진사퇴했다. 양 사장은 KB손보의 실적 부진에도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해 저력을 확인했다. 그는 손보와 생보를 총괄하는 그룹의 보험 전략을 짜는 한편, 인수 대상 보험사를 고르는 업무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지주사 임원 시절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등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에 기여했다. 카드 CEO를 맡아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및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은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WM)부문을 총괄하면서 KB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본시장부문장을 맡아 증권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이창권 KB금융 전무는 KB금융 안팎에서 ‘전략통’으로 꼽힌다. 현대증권 인수 때 담당 부장으로 협상을 주도한 이 전무는 KB금융에서 M&A 전략을 총괄한다. 윤 회장이 강조한 ‘초격차’는 주요 계열사 CEO들과 함께 이 전무가 얼마나 좋은 매물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KB금융 안팎의 분석이다.
김기환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과 성채현 KB금융 브랜드총괄 전무는 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진다. 김 부사장은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CRO)을 거친 뒤 지난해부터 재무총괄을 맡고 있다. 윤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성 전무는 그룹 브랜드총괄 전무를 맡으며 광고모델 방탄소년단을 발굴하는 등의 성과를 올려 윤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략은 증권업계 출신인 조남훈 상무가 총괄한다. 조 상무는 2017년 KB증권 홍콩법인 증자와 베트남 증권사 인수 작업을 지휘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에선 김남일 영업그룹 부행장, 서남종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오보열 기업금융(CIB) 고객그룹 부행장(지주 CIB부문장 겸임), 이계성 여신그룹 부행장 등이 허 행장을 보좌해 은행을 이끌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