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해고자 문제로 내홍
현장선 "근로환경 각기 다른데
일괄 임단협 찬반투표는 문제"
[ 김보형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이번엔 분할된 회사의 노조를 하나로 묶은 ‘4사 1노조’ 체제가 발목을 붙잡았다. 선박 수주가 늘어나는 등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임단협 타결이 늦어지면서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 노사는 해고자 복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4월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으로 분할됐지만 노조는 여전히 4개사를 하나로 묶은 4사 1노조를 유지하고 있다. 4사 모두 잠정 합의안을 마련해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임단협이 타결되는 구조다.
현대일렉트릭은 2015년 3월 전환 배치와 희망퇴직 면담을 방해한 전모씨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자 2017년 전씨를 해고했다. 전씨는 노동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해 부당 해고를 인정받았다. 회사는 행정소송을 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현대일렉트릭 노조는 “단체협약상 부당 해고 판정이 나면 행정소송을 하더라도 일단 복직시키는 게 원칙”이라며 전씨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재판 중인 사안으로 최종심에서 확정판결이 나오면 복직을 결정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8일 논란이 일었던 ‘노조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 분할과 지주사 전환, 현대오일뱅크 운영 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임단협 잠정합의안 문구를 삭제하면서 합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건설기계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현장에선 4사 1노조 체제에 대한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근로자는 “4개사는 업종과 실적, 근로 환경이 각기 다른데 일괄적으로 임단협 찬반투표를 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4사 1노조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