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기사는 왜 한 수 한 수 復棋를 할까

입력 2019-01-13 16:10
김동엽의 성공하는 소수의견 (2)


요즘 ‘잊혀질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잊혀질 권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이 잦아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내 정보가 대중에게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나온 말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게 되는데, 일부는 늘 기억하고 싶고 어떤 기억은 쉽게 잊혀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잊지 않으려고 몇 가지 방법을 고안해 냈다. 짧은 메모나 일기를 써 컴퓨터에 저장하기도 한다. 언제고 다시 열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안 좋은 기억들을 갖게 된다. 그런 기억은 빨리 잊고 새 출발을 하고 싶은 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요즘같이 온라인을 통한 단기 매매가 빈번한 경우는 며칠 전 매매한 종목에 대한 기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필자가 접한 소수의 주식투자 ‘고수’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매매일지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당일 매매내역을 꼼꼼히 정리하고, 과연 그 시점에 매매를 해야 했는지 분석한다. 매매일지가 두터워질수록 시행착오는 줄어들고, 계좌 잔액은 늘어난다.

비단 매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투자를 준비하는 데도 기억해야 할 많은 사항이 있다. 기업이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 주가가 상승한다. 대부분 사람은 상승하는 주가를 보고 ‘이제 더 이상 이 종목은 사지 못하겠다’고 생각해 투자대상 기업에서 제외한다.

주가는 기업의 실적을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투자를 잠시 미루더라도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에 대해 꾸준히 추적하고 관찰하는 게 성공투자의 기본이다. 바둑 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한 수 한 수 복기를 하는 해설이 나온다. 열심히 복기하다 보면 제대로 된 길을 얻게 된다. 주식투자도 이와 같이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