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역대 최장 '22일째'…북미 정상회담 변수되나

입력 2019-01-13 13:41
'2월말∼3월초' 개최 추진 관측 우세
셧다운 여파로 트럼프 '다보스포럼' 불참
"인력 집중하면 문제없다" 관측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2일(현지시각) 역대 최장인 22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회담이 2월 말∼3월 초에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보다 더 빨리 열릴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3일 미국이 2월 중순 베트남에서 정상회담을 갖자고 북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13일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1∼2월 개최를 여전히 희망하는 것 아니냐는 신호로도 읽힌다. 그러나 셧다운이 회담 조기개최에 있어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미 국무부 직원들 가운데 일부 필수인력을 제외한 적지 않은 이들이 무급휴가를 간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셧다운이 언제 마무리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2월 말∼3월 초에 개최하기에는 준비가 버거울 수 있어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선 회담 내용에 대한 조율은 제쳐두고 의전과 경호 등 실무적인 준비에만도 한 달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선 셧다운이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지는 않지만, 더 길어진다면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셧다운으로 미국의 외교 일정에도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사태를 이유로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불참하기로 했다.

미국 대통령이 움직이려면 엄청난 실무적인 준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셧다운으로 이런 준비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간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 현안 등을 논의하는 워킹그룹 화상회의 개최도 셧다운으로 인해 다소 미뤄지고 있다.

하지만 설사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로 잡히더라도 인력을 집중하면 준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셧다운에도 필수인력들은 근무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어느 과제에 동원하느냐의 문제인데, 북미 정상회담이 잡히면 여기에 우선 투입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셧다운 와중에도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일부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등 계획된 주요 업무는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미국인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방북 금지를 해제하고 북한으로 향하던 인도주의 물자에 대한 봉쇄도 완화하기로 했다고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방한 당시 예고한 조치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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