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부호 베이조스 이혼…재산 절반 떼주나

입력 2019-01-10 18:23
제프·매켄지 부부 25년 만에 파경

145조원 재산 대부분 결혼 후 모아
일부선 베이조스 불륜 의혹도 제기

美 언론 "사상 가장 비싼 이혼될 듯"
향후 아마존 지배구조 파장 주목


[ 추가영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55·사진 왼쪽)와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9·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결혼 25년 만에 이혼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랜 기간 사랑에 대한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를 한 끝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는 친구로서 삶을 나눌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산이 1370억달러(약 145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부호 베이조스의 이혼 소식이 알려지자 이 부부의 재산 분할 문제에 미국 언론들의 관심이 쏠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혼전 계약이 없을 경우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부부가 살고 있는 미국 워싱턴주는 이혼할 때 결혼 이후 형성한 재산을 똑같이 나누는 ‘부부공동재산(community property)’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부부가 동등하게 재산을 나누면 매켄지는 세계 최고의 여자 부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닷컴 창업 1년 전에 결혼했기 때문에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을 절반으로 나눠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아마존의 지배구조 변화도 관심사다. 베이조스는 현재 아마존 주식의 16%를 보유하고 있고, 매켄지는 보유 주식이 없다. 이에 따라 베이조스가 매켄지와 주식의 절반을 나누더라도 여전히 최대주주로 남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자산운용사 뱅가드와 블랙록이 각각 5%의 주식을 보유해 그 뒤를 잇는다.

부부는 헤지펀드 디이쇼에서 면접위원과 지원자로 처음 만나 1993년 결혼했다. 베이조스는 이듬해인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했다. 창업을 위해 뉴욕에서 시애틀로 이동하는 동안 매켄지가 운전하고 베이조스는 노트북으로 사업계획을 작성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매켄지는 창업 초기 도서 주문과 출하, 회계 등을 담당했다. 프린스턴대 동문인 부부는 2011년 15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엔 20억달러 규모의 자선기금인 데이원펀드를 공동 조성했다. 부부는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성격 차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켄지는 2013년 자신의 소설 《트랩》 출간 기념으로 한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매우 사교적인 사람이지만 나에겐 칵테일파티가 신경 쓰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폭스뉴스 등 일부 언론은 베이조스가 수년 전부터 전 폭스TV 아나운서이자 기혼녀인 로렌 산체스(49)와 불륜관계를 이어온 것이 이혼의 원인이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