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 가면 정부 디폴트 위기"
SEC 일부 폐쇄로 IPO 연기도
[ 김형규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의 신용등급은 최고등급인 AAA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제임스 매코맥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총괄은 “셧다운이 계속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이 AAA 등급에 부합하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3월1일이 만기인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의회가 늘려줘야 한다”며 “그때까지 셧다운이 지속되면 미국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11년에도 부채 한도를 늘리지 못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려간 바 있다. 블룸버그는 “월가 투자자들이 2011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피치는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를 갚기 위해 부채를 더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충돌하면서 미 의회는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고, 연방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갔다. 이날로 19일째인 셧다운이 주말까지 이어지면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인 21일을 넘어선다.
셧다운 사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부 폐쇄하면서 이달 증시에 상장하려고 했던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고 있다. IPO 서류를 검토해야 하는 SEC 직원 수천 명이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PO를 하려 했던 다수의 바이오기업들이 현금 조달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며 “셧다운 종료를 기다릴 여유가 없는 이들 기업이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고 전했다. 올해 상장 기대주로 꼽히는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도 3~4월 상장을 목표로 SEC에 서류를 제출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