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 진영의 첫 홀로서기, "'내 안의 그놈'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입력 2019-01-10 09:09
수정 2019-01-10 11:29
영화 '내 안의 그놈' 동현 역의 진영




진영이 홀로서기 후 첫 작품을 내놓았다.

2011년 B1A4로 데뷔해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팀을 이끌었던 진영은 지난해 7월 전속기간 만료 후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이후 단막극 KBS 2TV '드라마스페셜-우리가 계절이라면'에 출연하긴 했지만 '내 안의 그놈'은 진영이 오롯이 이끄는 첫 상업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전 소속사를 나온 진영이 취재진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 개봉 직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진영은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제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내 안의 그놈'은 엘리트 '아재' 판수(박성웅 분)를 우연히 옥상에서 떨어진 고등학생 동현(진영 분)이 덮치면서 영혼이 바뀐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판수는 동현의 몸으로 첫사랑 미선(라미란 분)과 존재도 몰랐던 딸 현정(이수민 분)을 만나게 되면서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진영은 "잘 몰라서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도 '베테랑 연기자들도 보디 체인지(body change)' 연기에 잘 도전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진짜 어려웠어요.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몸이 바뀐 후, 각각의 캐릭터를 대하는 방식이 또 바뀌는 거잖아요. 그걸 연기하는 게 하나의 숙제였죠. 평소에도 박성웅 선배를 관찰하고, 말투를 따라했어요. 꼭 한 번씩 되물으세요. '그런거야, 응?' 이런 식으로요."

진영은 박성웅과 연기 데뷔작인 tvN '우와한 녀'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충북 충주 출신으로 고향도 같았던 두 사람은 작품이 끝난 후에도 교류를 이어갔고, '내 안의 그놈' 출연도 박성웅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제가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에 나온 걸 보셨데요. 처음엔 저인줄 못 알아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배우 눈빛이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저는 연기할 때 눈빛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중요한 장면 촬영을 앞두곤 거울을 보며 연습도 하는데, 미세하게 다른 부분을 담으려 노력해요."

B1A4 데뷔 후 곧바로 정상의 아이돌이 됐고, 꾸준히 연기 경력을 쌓아 오며 스크린의 주인공 자리까지 꿰찼다. 진영은 "사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보조출연을 해왔다"면서 "이번 작품은 그래서 더 감격스럽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촬영을 끝내놓고 편집본도 보지 못했다"며 "블라인드 시사회 점수가 높다는 이야길 듣고,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됐다"고 첫 주연 영화 개봉을 앞둔 부담과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인터뷰를 이끌어가던 진영에게 "극중 '아싸'에서 '인싸'가 되는데, 실제 성격은 어디에 가깝냐"고 질문했다. 진영은 "전 대화를 하면서 정적이 흐르는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고등학교때 반장이었는 데, 자습할 때 떠드는 친구들과 함께 떠들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니 조용했던 친구들이 조금 싫어했을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좋은 부모님을 만났어요. 제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시고,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실 때마다 같이 영화를 봤는데 개봉한 영화를 다 봐서 볼 영화가 없을 정도일 때도 있었죠. 돈을 벌면서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저도 행복하고요. 지금도 돈 관리는 부모님과 함께 하고 있어요. 제 롤모델은 아버지인데, 어머니와 결혼 후 매년 생일 때마다 미역국을 끓여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멋진 아빠, 멋진 남편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진영이 실제로 결혼을 하고 남편, 아빠가 되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진영은 '연애'에 대해 묻자 "아직은 일이 좋다"고 말했다. "로맨틱한걸 좋아한다"고 했지만, 실제 연애에 대해선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생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실제로 진영은 데뷔 후 지금까지 숨가쁜 시간을 보내왔다. B1A4의 곡 작업 뿐 아니라 후배 걸그룹 오마이걸, I.O.I의 프로듀싱을 담당하며 아련한 소녀미를 끌어냈다. 특히 I.O.I의 경우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 중이었던 만큼 "새벽 5시까지 녹음을 하고, 촬영장에 갔다가 다시 녹음을 하러 왔다"고 할 만큼 빡빡한 스케줄 소화했다. 지금도 새 앨범 준비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가수 진영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음악과 연기, 둘다 너무 좋아요.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어떤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잠을 덜자고, 시간을 쪼개서라도 소화하고 싶어요. 성격 같아요. 칭찬 받은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할아버지께서 누나에게 심부름을 시켜도 제가 칭찬받으려고 대신 다녀오고, '잘했다'고 해주시면 좋아하고 그랬어요. 그게 점점 커져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내 안의 그놈'으로 듣고 싶은 말 역시 "진영이 해냈다"는 칭찬이었다. 진영은 "'보디 체인지'라는 도전을 잘 소화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입소문이 잘나서 점점 더 잘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보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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