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19 - 부동산시장 전망
한경·부동산인포, 건설사 300곳 분양계획 조사
지난해보다 15만 가구 증가
작년에서 올해로 이월된 물량 많아
일반분양 24만여 가구로 68%↑
서울 재건축·재개발이 대부분
부산·대구 등 광역시 공급 늘어
GS건설·포스코건설 분양 1, 2위
대림산업·현대건설·대우건설 뒤이어
[ 윤아영 기자 ]
올해 전국에 새 아파트가 37만여 가구 공급된다. 지난해 경기 침체와 정부의 분양승인 규제 등 각종 부동산 이슈로 12월 분양 예정이던 물량이 해를 넘겨 지난해에 비해 15만여 가구 늘어났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해 공급 물량 증가가 이월된 물량이 상당수라 실질적인 공급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8일 한국경제신문과 정보업체 부동산인포가 공동으로 시공능력평가 300위 내 건설사의 ‘2019년 분양계획’을 취합한 결과 전국 370개 사업장에서 총 37만864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조합원분 등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24만972가구다. 지난해 공급 물량보다 68%가량 늘어났다.
올해 총 공급량(37만8641가구)은 2014~2018년 과거 5년 평균 공급실적(31만5602가구)에 비해 약 17% 증가했다. 지난해 분양하지 못하고 올해로 넘어온 물량이 19만5057가구에 달한다. 건설사들이 지난해 초 분양을 계획한 물량은 41만7000여 가구다. 이 중 절반 정도인 22만2729가구만 실제로 분양했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청약제도 변경,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등으로 분양이 미뤄진 사례가 많은 탓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울산, 경남 등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분양이 순연됐다면 서울 및 수도권은 HUG와의 분양가 조율, 청약제도 변경 등이 분양 연기의 주된 사유”라고 설명했다.
인천·부산·대구 등 분양 증가
올해 서울 6만9172가구, 인천 3만7146가구 등 수도권에만 21만4694가구가 공급된다. 전체 물량의 56%다. 지역별 분양 물량은 경기가 10만8376가구로 가장 많다.
서울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물량이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3343가구), 개포동 개포1단지(3128가구), 서초구 무지개 재건축(1446가구), 방배5구역(3080가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2971가구) 등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한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재건축’(1만2032가구),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425가구) 등도 관심 물량으로 꼽힌다.
수도권도 작년에서 올해로 분양 일정이 넘어온 물량이 많다. 지난해 초 예정됐던 수도권 전체 물량은 22만8583가구였다. 위례신도시에서는 ‘힐스테이트북위례’(1078가구), ‘위례신도시리슈빌’(494가구) 등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최근 분양한 위례포레자이의 순위 내 청약 평균 경쟁률은 130.33 대 1을 기록했다.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는 1월에만 ‘검단신도시 우미린더퍼스트’를 시작으로, ‘검단신도시한신더휴’, ‘검단센트럴푸르지오’ 3개 단지를 공급한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2만8913가구로 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대구 2만8570가구, 광주 1만7177가구, 충남 1만6163가구, 대전 7841가구 등이다. 올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울산도 821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은 25개 단지 중 17개 단지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다. 부산진구 연지동 ‘부산 연지2 래미안’(2616가구), 연제구 거제동 ‘거제2 주택재개발정비사업’(4470가구) 등이다. 28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 중인 대구는 도남택지지구, 대구 테크노폴리스 등에 주로 분양이 집중돼 있다.
2015년 이후 최근 3년간 전국의 아파트 공급 실적은 감소세다. 2015년 43만6846가구를 찍은 공급 물량은 2016년 37만9810가구, 2017년 26만6394가구, 2018년 22만2729가구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인구 수와 가구 분화, 재건축 멸실 등을 고려할 때 연간 적정 분양 규모를 30만 가구 안팎으로 보고 있다.
GS건설·포스코건설 분양 주도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의 분양물량이 2만6484가구로 가장 많다. GS건설이 타 건설사와 공동으로 하는 분양사업을 합치면 3만 가구가 넘는다. 3년 연속 분양 물량 기준 건설사 1위를 차지했다. GS건설은 올해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분양을 진행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경남아파트 재건축(758가구),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1446가구),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3343가구), 은평구 증산동 증산2구역 재개발(1386가구),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 재개발(1772가구), 과천시 주공5단지 재건축(2099가구) 등이다.
그 뒤를 이어 포스코건설이 2만1942가구를 분양한다. 3~5위 간 격차는 얼마 나지 않는다. 대림산업(1만6180가구), 현대건설(1만5106가구), 대우건설(1만4120가구) 순이다. HDC현대산업개발(1만3351가구), ‘호남 3총사’인 중흥건설(8912가구), 우미건설(7668가구), 호반건설(5913가구) 등도 분양 물량이 많은 편이다. 중소업체 중에는 대방건설(1만6116가구)이 가장 많은 물량을 목표로 잡았다. 대방건설은 올해 2기 신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2개 단지, 총 2706가구를 분양하고, 경기 양주신도시에서는 ‘옥정2차’(1859가구), ‘옥정3차’(1086가구), ‘양주회천1차’(860가구) 등을 공급한다.
무주택자 청약 기회 넓어져
건설사들은 올해 사업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분양 시기를 ‘미정’으로 잡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 각종 시장 변수에 분양계획을 조정한 만큼 올해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의 하향 안정 기조가 뚜렷한 만큼 올해 공급 예정 물량도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집값 하락이 두드러졌던 부산, 울산, 경남 등에서는 올해 입주 예정 물량까지 많아 시장 상황에 따라 새 아파트 공급 시기가 더 늦춰질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권 팀장은 “올해 분양시장은 작년 말 청약 제도 개정에 따라 예년보다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가 넓어졌다”며 “서울은 재건축 단지 등 알짜 입지 분양이 연이을 전망이라 내집 마련을 원하는 이들이 가점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