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화해를 요청하는 자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롯데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해 4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화해를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일본 롯데 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해소하도록 한국 롯데를 일본으로부터 분리하자는 내용이다. 일본 롯데 경영은 본인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화해 시도에 대한 진정성 의심된다"며 "화해를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롯데 측은 "신 회장 면회 시도 당시, 수감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 갑작스럽게 왔고 홍보대행사 및 변호사 등으로 추정되는 수행원 7~8명이 동행했으며, 심지어 면회 시도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존과 동일하게 신 회장 및 롯데 경영진 비난했다"며 "이번 보도자료 배포 역시 '화해 시도' 자체를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 뿐만 아니라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 경영진, 각 회사 등을 상대로 한국과 일본에서 수십 차례 소송을 제기했다"며 "해당 소송들은 대부분 아직까지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씨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문료 소송에서 밝혀졌듯이 두 사람은 신 회장 구속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 L'이라는 계약서까지 작성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 롯데 측은 회사의 큰 결정은 특정 주주 개인의 의지에 따라 좌우될 수 없으며 이사회, 주총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개인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와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의 경영복귀를 주장하는 앞선 5번의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모두 패했으며 그 중 지난해 6월 주총의 경우 신 회장이 구속중인데도 불구하고 신 전 부회장의 안건은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효심 언급 역시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롯데는 "그간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각종 계약서, 위임장 등을 작성하며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킨 분인 데다 심지어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과 주주권 대리 행사 위임장 효력을 두고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은 책임 경영 차원에서 아버지로부터 증여 받은 한국 롯데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는데 그 행동이 아버지의 뜻과 같이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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