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남자’로 꼽히는 노영민 중국 대사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복귀하면서 당청 관계 뿐 아니라 대야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청와대와 여당간의 소통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또 노 실장이 3선 출신으로 현역 의원시절 여야 의원모임을 만들어 협치노력을 기울인 점을 감안할 때 전임 때보다 대야 접촉면도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신임 실장이 청와대 기율을 새롭게 다잡으면서 여당 뿐 아니라 야당과도 적극 소통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여당 의원들은 노 실장이 민주당 홍영표 원내 대표와 막역한 사이이고 당내 의원들과도 두루 가까운 점을 들어 청와대와의 소통개선에 기대감을 보였다. 노 실장과 홍 원내대표는 1957년 동갑내기로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 비서실장과 선거캠프 상황실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 모두 친문재인계 핵심인사들로 꼽힌다. 노 실장이 주중 대사를 맡고 있는 동안에도 수시로 연락하는 사이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초기서부터 주요 현안을 논의하며 의견을 조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관계자는 “동갑내기 친문 인사들인지라 주요 개혁입법과 정책현안에 대한 당과 청와대의 조율이 보다 원활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여당의원들은 청와대와의 소통개선에 기대감을 보였다. 비문계 수도권 재선 의원은 “3선 의원을 지낸 만큼 의원들의 전하는 현장의 민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통령에게 전하고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과의 만남도 적극 주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노 실장이 19대 국회시절 남경필 정병국 등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과 모임을 만들어 활동한 경험이 있어 야당 의원들도 적극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실세 비서실장의 등장이 청와대와 이해찬 당 대표간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 취임 이후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해온 이 대표 입장에서 대통령의 강한 신임을 받고 있는 원조 친문 비서실장이 마냥 달갑지는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