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은 8일 자회사이자 해외 현지법인 수빅조선소(HHIC-Phil)가 필리핀 현지 올롱가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투자유치 자문사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기업인수합병(M&A)이 지난해 말 최종 실패한데다 현지은행의 4억달러 규모의 제작금융 상환 요구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며 경영 정상화에 힘쓰던 한진중공업이 종속기업 회생신청이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지역 경제 악영향이 우려된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경쟁력을 높이려 2004년 필리핀 수빅에 건립했다.이후 부산 영도조선소는 특수선을, 수빅조선소는 상선을 건조해 왔다.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이 10년째 지속하면서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등을 견디지 못했다. 현지 수빅조선소 수주 잔량은 10척에 불과하다.
수빅조선소 기업회생 신청으로 지역 조선기자재업계에도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지속적인 수빅조선소 적자 탓에 협력업체 물품대금 수백억원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빅조선소는 선박건조가 본격화된 2006년부터 현재까지 대부분의 조선기자재를 부산과 경남에 있는 기자재업체에서 구매해 필리핀으로 수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해왔다.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은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 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수빅조선소 현지법인 자산총액은 1조8400억원에 이른다.국내 근로자 수는 적지만 현지인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