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KB금융지주의 주가는 사흘 만에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9시1분 현재 KB금융지주는 전날보다 200원(0.44%) 오른 4만5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2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주가는 이날 되레 반등하고 있다. 유비에스,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국민은행 노사는 간밤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의에 이르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국민은행 노조는 총파업에 공식 돌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날 파업이 단기적으로 국민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KB금융지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심리 측면에서 파업 실시가 되레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하며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은행 파업 당시를 되돌이켜 보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KB금융지주 주가에 이날 파업 영향은 적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일부 영업에 차질이 있을 수 있지만 이날 전 점포가 문을 닫는 '전면 영업 중지' 상황이 아닌 만큼 실적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국민은행 파업 이유가 중 하나가 성과급 때문인데 이는 실적에 반영되는 사안인 만큼 향후 노사간 합의 수준에 따라 실적과 주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파업 일정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심리에 미치는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가 향후에도 연달아 파업 일정이 예고한 탓이다. 노조는 이날 경고성 파업 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설에도 집단휴가를 계획 중이다. 3차 총파업은 2월 26∼28일, 4차 총파업은 3월 21∼22일, 5차 총파업은 3월 27∼29일로 예정됐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면서 공식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주최측 집계 기준으로 선포식에는 국민은행 전국 영업점에서 온 조합원 9000명이 모였다. 이번 파업은 2000년 12월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다.
국민은행은 파업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의 모든 영업점을 정상운영하기로 했다. 주택구입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 수출입 및 기업 금융업무 등 영업점에서 일부 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 업무는 전국 411곳의 거점 점포를 통해 처리 가능하다.
이날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는 면제한다. 은행거래수수료 중 타행송금수수료 등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제증명서발급수수료?제사고신고수수료 등 수신 및 여신 관련 수수료, 외화수표 매입 등 외환 관련 수수료가 해당 된다.
가계·기업여신의 기한연장?대출원리금 납부 등 이번 파업으로 인해 당일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업무는 연체 이자 없이 처리하여 고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