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먼지털기다"…검찰 수사 행태 비판 앞장서던 최인석 울산법원장 대법원에 사표 제출

입력 2019-01-07 21:24
수정 2019-01-07 22:10
내부통신망에 글 올려 검찰 비판
“법원과 판사는 검사에게 영장을 발부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소환 조사를 나흘 앞두고 대법원에 사표를 냈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7일 “최 법원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은 사실이다”며 “이는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한) 일련의 문제와는 상관없는 것이며, 법원장이 진작부터 계획했던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최 법원장은 퇴임후 변호사 생활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법조계에서는 최 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무분별한 영장 청구 행태를 비판했던 것이 이번 사표 제출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29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글을 올려 “법원은 검사에게 영장을 발부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며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하며 피의자들을 압박하는 검찰의 ‘저인망식 수사 관행’을 비판했다. 법원이 영장 발부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사법 농단 의혹 수사와 관련해 매일같이 영장을 청구하는 검찰의 수사 행태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당시에 나왔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법원장은 내부망에 10여 개의 글을 올렸는데, 유독 그 글이 이슈가 되면서 이번 사표 제출과 연관 짓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울산지법원장 취임 즈음부터 2018년까지 법원장직을 수행하고 판사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히셨고, 이는 법원 직원과 법조계 관계자들도 진작부터 알던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최 법원장은 이날 하루 휴가를 사용했다.

경남 사천 출신인 최 법원장은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26회)에 합격해 마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창원지법 거창지원장, 부산고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 제주지법원장 등을 지내고 지난해 2월 13일 울산지방법원장으로 취임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