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급등 '후폭풍'
정부·민간 평가 주체에 따라
같은 동네도 상승률 큰 차이
[ 양길성 기자 ] 같은 동네 토지 공시가 상승률이 누가 평가했느냐에 따라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한국감정원이 올해 공시가를 민간 전문가인 감정평가사보다 더 많이 올린 결과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시가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동 홍제동 등 서울지역 10개 동을 골라 올해 예정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과 ‘표준지 공시지가(땅값)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26.9%에 달했지만 공시지가 상승률은 12.7%에 그쳤다. 단독주택 가격은 토지분과 건물분의 합이다. 건물은 매년 감가상각되기 때문에 단독주택 가격의 대부분은 토지 가격이다. 20년 이상 노후 주택은 매매 거래 시 땅값만 계산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독주택은 대지지분이 작은 아파트와 달리 건물이 아니라 토지가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작년까지만 해도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공시지가 상승률과 거의 비슷했다. 작년 서울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7.9%, 공시지가 상승률은 6.9%였다. 2017년에는 두 공시가 상승률이 약 5.5%로 같았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공시가격의 신뢰도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평가 주체에 따라 이처럼 달라지는 고무줄 가격을 믿고 누가 세금을 내겠느냐”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