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사위 또는 상자 모양의 자동차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제한된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유선형 모양으로 차량을 만들 필요가 없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폭스바겐과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업계가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신개념 콘셉트카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모서리가 둥근 박스 형태의 전기 자동차를 선보였다. 여러 사람을 안전하게 실어나르는 셔틀 자동차로 사용하기 위해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컴퓨터로 운행하는 차라 전복 사고를 줄일 수 있고, 주차공간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되기 이전이라도 제한된 구역에서 일정한 경로를 운행하는 셔틀 자동차는 몇 년안에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최대 12인승인 한 박스카는 탑승자에게 넓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요금 자동 결제 시스템이 장착될 예정이다. 화물 배달용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전세계적으로 2020년이면 자율주행 셔틀의 수요가 100만대에 이를 것이며, 2025년엔 25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 벤츠 차량 판매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부품업체 콘티넨탈 역시 2017년말 직사각형 모양의 전기 자율주행차 ‘큐브’를 선보였다. 자동차산업의 지형이 바뀌면서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완성차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세드릭’이라는 박스카를 스쿨버스 콘셉트카로 선보였다. 4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공유형 또는 개인용으로 2025년께 선보일 예정이다.
박스카 형태의 차량이 잇따라 등장하는 이유는 차량 가격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현재는 차량의 각종 센서와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탑승하는 게 효율적이다. 지난해 말 상업 운행을 시작한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와 BWM와 협업하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메이’ 등 기업들이 다인승 미니벤 또는 박스카를 이용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