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해소를 위해 의회 지도부와 이틀 만에 다시 모였으나 접점 마련에 또 실패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다"며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길게는 수년간의 셧다운도 각오하고 있다고 배수의 진을 치며 의회 반대를 피하는 차원에서 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까지 언급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의회 개원식 다음 날 마련된 이날 회동은 공화당의 상·하원 양원 독주 시대를 마감한 행정부 수반 대통령과 8년 만에 하원을 장악, 대대적 공세를 벼르고 있는 민주당의 첫 '대면 격돌'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회동에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장벽 건설 권한을 얻을 수 있도록 '비상 지휘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내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는 전적으로 국가 보안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그것(장벽)을 매우 빨리 세울 수 있다. 이는 장벽 건설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협상을 통해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한번 해보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한 협박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 누구도 협박한 적 없다. 비상사태를 선포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회동에서 의회 지도부에 '수개월, 수년간 셧다운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내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럴 준비는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해결될지도 모르지만, 해결이 안 될지도 모른다"며 "남쪽 국경은 매우 끔찍한 재앙이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정부는 셧다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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